배우 정해인은 나주 정씨 대사헌공파 29세손으로 정약용의 직계 6대손이다.
조상인 정약용도 당대 소문난 꽃미남이었으며, 당시 기록에 의하면 얼굴이 희고 단아하게 생겨서 임금이었던 정조가 아름답다고 칭찬을 했을 정도라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정해인 역시 흰 피부에 동양적인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배우다. 과거 정해인은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의 외모가 조상 정약용의 표준 영정과 많이 닮은 것 같다고 밝혔다.
데뷔 초 정해인은 정약용의 후손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이후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채우며 현재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 겸비한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이런 정해인이 최근 신작 ‘베테랑2’로 칸 국제영화제까지 섭렵했다는 소식이다.
‘베테랑2’ 정해인의 무한 질주
배우 정해인이 과감한 연기 도전의 과정에서 값진 결실을 맺었다.
정해인이 주연한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2′(제작 외유내강)가 5월14일 개막하는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문을 두드린 한국영화들 가운데 유일한 초청작이다.
이로써 정해인은 데뷔하고 처음 칸 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연출자인 류승완 감독은 물론 주연 배우 황정민 등도 나란히 칸에 입성한다.
정해인은 최근 주제가 분명하고 작품성도 겸비한 OTT 플랫폼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한국영화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연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주연만 고집하지 않고, 완성도가 높은 의미있는 작품이라면 특별출연 형식도 마다지 않는다.
그 도전의 과정에서 만난 영화가 지난해 11월 개봉해 누적 1300만명을 동원한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이다.
1979년 12월12일 우리 현대사의 주효한 변곡점이 된 사건을 파고든 영화에서 정해인은 무력으로 권력을 찬탈한 세력에 맞서 나라를 지키려는 군인정신을 보인 인물 오진호 소령 역을 소화했다. 특별 출연 형식이었지만 정의를 지키려다고 신군부 세력에 맞서 목숨을 잃는 모습으로 관객에 깊은 인상과 울림을 안겼다.
정해인은 앞서 한준희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1, 2의 주연인 준호 역을 맡아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기도 했다.
군무 이탈 체포조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는 탈영병을 찾아 나선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장르물 형식으로 완성해 극적인 재미를 선사하면서도 거대한 군대 조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메시지로도 주목받았다. 그 성공의 중심에 정해인이 있다.
정해인에게 칸 국제영화제 초청장을 안긴 영화 ‘베테랑2’는 지난 2015년 개봉해 1341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동원한 1편을 잇는 후속편이다.
‘베테랑’ 1편은 서민을 괴롭히면 온갖 범죄를 일삼은 재벌 3세(유아인)와 그를 끝까지 추적해 응징하는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대결을 긴박하고 통쾌하게 그려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연말 개봉을 준비 중인 ‘베테랑2’는 1편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로 서도철 형사를 중심으로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는 광수대 형사들의 활약을 그린다.
정해인은 ‘베테랑2’에 새롭게 한류한 배우다. 황정민부터 오달수, 장윤주까지 1편의 흥행 주역이 그대로 뭉친 가운데 정해인은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의 막내 형사 박선우 역을 맡았다. 류승완 감독은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참여한 관객과의 대화에서 정해인의 맹활약을 예고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베테랑2’가 초청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은 액션과 판타지, 스릴러 등 장르적인 개성이 분명하고 대중성을 겸비한 전 세계 영화들을 엄선해 선보이는 공식 섹션이다. 한국영화가 자주 상영되는 섹션이지만, 시리즈 영화가 초청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테랑2’는 3000석이 넘는 규모를 갖춘 칸 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작품을 공개한다. 공식 부문인 만큼 레트카펫 역시 경쟁부문과 동일하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화려하게 이뤄진다.
그 뜨거운 현장에서 정해인이 보일 모습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베테랑2’의 해외 포스터. 사진제공=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