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여성 작가’ 무리야마 유카의 대표작이자 책의 특정 페이지가 너덜너덜해져 뜯겨 나간 채 발견된 소설로도 입소문이 난 ‘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이 책이 독자들의 간곡한 요청에 힘입어 10년 만에 다산북스에서 재출간됐다.
‘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은 날카롭게 깨진 유리가 파도에 밀려 바다의 보석이 되듯 출간된 지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독자의 영혼을 거듭해서 구원하는 소설이다.
자신이 남자로 태어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후지사와 에리, 그리고 암 투병 중 존엄사를 희망하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서퍼’ 야마모토 미쓰히데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째서 나를 이해해 보겠다는 등의 생각을 할까. 나는 한 번도 미쓰히데에게 이해받고 싶다는 생각 따위는 해본 적이 없는데. 단지 그의 몸만 있으면 다른 건 하나도 필요 없다고까지는 말하지 않겠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어디까지나 그 몸을 가진 미쓰히데다. 육체를 뺀 그에게는 볼일이 없다.”
모든 면에서 미숙하고 접점도 없는 에리와 미쓰히데가 서로의 비밀과 상처를 공유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그려지는 이야기로 전국 도서관에서는 특정 페이지가 뜯겨(?)나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에리와 미쓰히데, 두 사람 간의 서정과 파격을 오가는 이야기와 가슴 떨리는 문장들로 책장을 펼치고 덮는 순간까지 독자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여 문고리를 조심(?)해야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가차 없이 모질었던 에리, 자신의 속마음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던 미쓰히데는 파도가 몰려오듯 피할 새도 없이 아픈 감정이 몰아쳤을 때,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저항한다.
그러나 결국에는 고민이 주는 아픔을 받아들이고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마치 몰려왔던 파도가 모두 지나간 뒤 비로소 자신을 똑바로 마주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서로를 만나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무라야마 유카는 누구에게나 깊은 내면에 존재하고 있었을 내적 갈등이나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결심, 스스로도 잘 인정할 수 없는 어리석음과 아픔을 에리와 미쓰히데라는 인물로 표현했다.
위태롭고 날카로운 청춘을 소재로 해 공감을 초월한 이입을 이끌어내는 무라야마 유카만이 선보일 수 있는 역량이 남김없이 발휘된 소설이다.
또한 금기와 불온의 경계를 넘나드는 논란의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독자들에게 최고의 몰입감과 문학적 충격을 선사한다.
한편 “아릿한 후유증을 남기는 책”이라는 독자 후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라야마 유카는 이 작품을 통해 청춘의 방황과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내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흘려보냈던 아픔을 보듬을 용기를 내고 스스로를 치유하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양윤옥은 “무라야마 유카는 공감을 구걸하지 않는 강한 자아와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과감한 발상, 그리고 담대한 용기를 지닌 파괴적인 선구자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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