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돌풍 ‘파묘’가 또 증명했다 ‘OO 전략’
1등만이 살아남는다. 영화 ‘파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2월22일 개봉한 ‘파묘'(감독 장재현·제작 쇼박스)는 첫날부터 4일까지 12일간 박스오피스 1위(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이하 동일기준)를 지키며 관객을 그야말로 흡수하듯 극장으로 관객을 이끌고 있다.
이는 할리우드 SF대작으로 글로벌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듄:파트2′(감독 드니 빌뇌브)의 신작 공세에 맞선 결과여서 더 주목받는다.
당초 ‘파묘’는 ‘문화가 있는 날’과 3·1절 연휴가 있었던 2월말 개봉을 고려해오다가 ‘듄:파트2’의 일정을 피해 먼저 개봉했다.
결론적으로 그 판단은 옳았다. 1주일 가량 먼저 개봉해 기선제압에 선공한 ‘파묘’는 이른바 ‘1등 전략’으로 11일째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파죽지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듄:파트2’는 티모시 샬라메·젠데이아·오스틴 버틀러 등 할리우드 대세들이 참여한 역대급 내한 행사로 화제성에서 앞섰음에도 3일 기준 ‘파묘’의 5분의1 수준인 관객 수를 기록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이는 1등이 가는 길을 바짝 따라붙어 동시 흥행을 노리는 이른바 ‘2등 전략’이 더는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징표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과 명절 연휴 등 성수기 시장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7~8월에는 ‘밀수'(개봉 7월26일·누적관객 514만명) ‘더문'(8월2일·51만명) ‘비공식작전'(8월2일·105만명) ‘콘크리트 유토피아'(8월9일·384만명)가 1주일 차이로 개봉해 실질적으로 ‘밀수’만이 흥행을 거뒀다.
‘밀수’와 1주일 차이로 개봉한 ‘더문’과 ‘비공식작전’은 관객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고, ‘밀수’와 2주차 간격을 두고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완성도와 입소문으로 380만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수 있었다.
추석 연휴도 다르지 않았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누적관객 191만명) ‘1947 보스톤'(102만명) ‘거미집'(31만명) 3편이 6일간의 황금연휴를 노리고 9월27일 나란히 개봉을 했다.
3편 중 가장 호감도 높았던 강동원 주연의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이 추석 연휴 내내 1위를 지키며 아쉽게도 손익분기점에는 못 미쳤지만 191만명을 모았다. 다른 2편은 평단과 언론의 호평에도 1등에 가려 큰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1등만이 살아남게 된 데에는 팬데믹 이후 관람료 인상에 따른 관객들의 영화 선택이 ‘깐깐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관람 후기나 입소문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성수기라고 무턱대고 덤볐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파묘’는 금주께 무난하게 700만명을 넘고, 800만명 고지까지 넘보고 있다. ‘듄:파트2’는 4일까지 86만명을 돌파했다. 금주 중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