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선주의’ 내세운 트럼프…‘소버린 AI’가 중요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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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AI규제 정책’ 폐지 시사
美 중심 독주체제 강화땐 기술 종속
데이터 주권마저 잃을 가능성 커
국가안보 지키고 경쟁력 강화 절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팜비치(미국)/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 초강대국이자 빅테크 중심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소버린 AI(AI 주권)’가 화두가 됐다.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중심으로 AI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버린 AI가 구축되지 않을 경우 경제 안보의 위협은 물론 글로벌 빅테크에 중속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소버린 AI는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반영해 AI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네이버와 KT 등 소버린 AI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행했던 AI 규제를 폐지하는 것은 물론 규제를 완화하며 AI 산업 발전을 위한 친기업적 정책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바이든 행정부의 ‘AI 행정명령’을 “혁신을 저해하는 불법 검열”이라고 비판하며 “취임 첫날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적인 검열 체계를 부숴 버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술의 발전보다 사용자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AI 행정명령은 급격한 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추진한 조치지만 기술 혁신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AI 행정명령 폐지를 공약을 내세운 만큼 취임 직후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산업이 경제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과의 AI 패권경쟁에서 격차를 넓히기 위해 AI 기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중심의 AI 독주 체제의 강화를 시사한다.

우리 정부가 소버린 AI를 구축하지 않고 빅테크에 의존하게 될 경우 미국과 기술 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치열해지는 미·중 간 AI 패권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도태돼 국제 관계에서 주도권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주권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빅테크의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으나, 데이터 주권과 국가 기술 경쟁력을 고려했을 때 소버린 AI를 구축하는 것이 국가 안보를 지키고 AI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에 기술이 종속될 경우 결국에는 데이터가 유출될 가능성이 커 데이터 주권마저 잃을 가능성이 있다”며 “AI가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군사 안보 분야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에서 전 국가적으로 AI 산업에 매달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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