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없이 찾아오는 침묵의 질병
조용히 다가와 생명을 위협한다

응급실로 실려 온 30대 남성은 고혈압으로 인한 심각한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별다른 증상 없이 조용히 진행되는 고혈압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고혈압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무려 1000만 명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은데, 국내 고혈압 환자는 약 13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조용하지만 치명적인 병, ‘고혈압’

고혈압은 심장질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WHO 역시 고혈압을 관상동맥질환과 뇌혈관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이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자료를 보면, 심장질환이 사망 원인 2위, 뇌혈관질환이 4위, 고혈압성 질환이 8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고혈압은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수많은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20~30대 고혈압 유병자는 약 89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이 중에서 자신이 고혈압 환자임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고작 15%도 되지 않는다.
이 연령대에서는 “나는 아직 젊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인식이 퍼져 있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강동경희대병원 손일석 교수는 “고혈압이 젊은 층에서도 심부전, 뇌출혈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증상이라도 꾸준한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예방과 관리, 작은 습관이 생명 지킨다

고혈압 진단은 한 번의 혈압 측정으로 끝나지 않으며, 일상에서 혈압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활동혈압 측정기를 착용해 하루 평균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가정에서 측정할 경우 기준치는 각각 135mmHg, 85mmHg이다.
정부는 이러한 조기 발견을 위해 2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국가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으며, 또 가족력이 있는 경우 가정용 혈압계를 활용한 자가 측정을 권장한다.
당뇨와 콩팥병… 또 다른 위험의 연결고리

고혈압은 당뇨병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특히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은 ‘당뇨병콩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질환은 신장의 미세 혈관이 손상되며 콩팥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것이 특징인데, 대한신장학회는 말기 콩팥병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당뇨병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고혈압은 이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며, 고려대안산병원 차진주 교수는 “혈당 조절과 함께 혈압 관리가 병행돼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생활 습관도 중요한데,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저염식 식단, 체중 관리, 금연과 절주는 고혈압 예방에 가장 기본적인 수칙이다.
특히 한국인은 나트륨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 권고치보다 1.5배 높아, 젓갈이나 쌈장 같은 음식 섭취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제는 ‘알고 관리하는 병’으로

우리나라는 고혈압 인지율이 70%를 넘어 비교적 우수한 관리 체계를 보이고 있지만, 청년층의 인지율은 여전히 낮다.
정부는 ‘나의건강기록’ 앱 등을 통해 개인 건강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의료진 역시 이러한 앱을 활용한 자가 관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고혈압은 언제든, 누구에게든 찾아올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다만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한다면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는 병이기도 하다.
모르고 넘겼다가 큰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 정기적인 혈압 측정을 통해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이 있다면 바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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