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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인수 2년 ‘로보원’…투자금 100억 미집행 속 깊어진 자본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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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2년 전 인수한 로봇업체 로보원의 자본잠식이 깊어지고 있다. 신주 인수자금 150억원 중 실제 현금 납입액은 50억원에 그친 가운데 로보원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2억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인수 당시 고려아연이 인식한 영업권은 지난해 말까지 손상 없이 유지했다.

고려아연은 2024년 9월 로보원 인수를 발표하고 같은 해 10월 지분 33.33%를 취득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로보원은 델타로봇과 인공지능(AI) 기반 폐기물 선별 로봇 등을 만드는 업체다. 고려아연은 로보원의 AI 폐기물 선별 로봇을 전자폐기물 선별 공정에 투입해 자동화하는 것을 인수 목적으로 제시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022년 미래성장전략으로 제시한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자원순환·2차전지) 가운데 자원순환에 해당하는 인수 전략이었던 셈이다.

고려아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로보원 신주 인수 대가는 150억원이다. 이 가운데 실제 출자한 현금은 50억원이고 나머지 100억원은 ‘납입예정액’으로 잡혀 있다. 2024년 인수 당시 15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100억원을 올해 상반기까지도 집행하지 않은 것이다.

그 사이 로보원의 자본잠식은 깊어졌다. 고려아연이 인수한 직후인 2024년 말 자본총계 -900만원으로 그나마 소폭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고, 2025년에는 매출 22억2000만원에 순손실 31억2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자본총계 -31억2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10억7000만원의 순손실을 내면서 자본총계는 -42억원까지 내려갔다.

자산총액도 2024년 말 72억6000만원에서 올해 6월 말 30억9000만원으로 줄었다. 고려아연이 아직 집행하지 않은 신주 인수대금 100억원은 로보원의 자본잠식 규모보다 크다. 고려아연의 납입의무가 있는 100억원이 신주발행대금으로 들어가면 자본총계는 플러스로 전환해 완전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지만, 2년 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로보원과의 계약 조건은) 공시의무가 없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로보원의 자본잠식은 확대됐지만 고려아연이 인수 당시 인식한 영업권은 지난해 말까지 손상 처리하지 않았다. 영업권은 기업 인수 때 상대 회사 자산에서 부채를 뺀 실제 가치보다 더 많이 지급한 초과분을 회계 장부에 자산으로 남긴 것이다. 즉 미래 수익력을 반영한 결과다.

고려아연은 2024년 로보원 인수 과정에서 식별가능한 순자산의 공정가치를 147억9000만원으로 평가하고 영업권 57억6000만원을 인식했다. 지난해 말 손상검사를 진행했지만 로보원에 배분된 영업권은 57억6000만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고려아연 측은 “지난해 말 회계 기준 등에 따라 회계법인과 함께 손상 평가를 진행했다”며 “공정 가치가 장부 금액을 충분히 상향하고 있다는 결과에 따라 손상을 인식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보원과 같은 로보틱스 기업의 기업가치는 당장의 장부 금액이 아닌 기술력과 그 기술력으로 인해 발생할 매출, 무형자산 등 미래 현금 흐름으로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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