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세계문화유산 등재된 일본 섬
일본에는 여성의 출입이 금지된 장소가 있습니다.
대부분 종교적인 이유와 연관해 여성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데요.
일본 후쿠오카현의 오키노시마는 여성의 출입이 금지된 장소입니다.
오키노시마는 후쿠오카현 무나카타시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으로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이곳은 일본 토착 종교인 신토의 종교적 의미가 큰 곳인데요.
현재 24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신토 승려 중 한 명입니다.
이들은 섬에서 기도하며 10일 간격으로 이곳에 머무는데요.
신도에서는 오키노시마를 신령이 머무는 성지로 여기고 있습니다.
오키노시마에 있는 신사인 무타카타다이샤에서 일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출입이 극히 제한됐습니다.
오키노시마는 종교적인 이유로 여성의 방문을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일반인 남성도 매년 5월 27일 공모를 거쳐 선발된 200~250명에 한해 방문이 가능했는데요.
5월 27일은 러일전쟁 당시 오키노시마 인근에서 일본군이 승리한 날입니다.
당시 전쟁에서 희생된 양국 군인의 명복을 빌기 위한 제사를 지내기 위해 참석하는 것이죠.
섬 방문이 허용된 남성들은 입도하기 며칠 전부터 신사에서 기도하며 준비한 후 입도 당일 오키노시마에 발을 디디기 전 알몸으로 바닷물에 들어가 몸을 씻는데요.
신성한 장소에 방문하기 전 몸을 씻어 부정을 없앴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섬에서는 2018년부터 남성들의 방문도 금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키노시마 섬의 소유자인 신사 측이 유산 보존과 보호를 위해 제사를 취소하기로 한 것이죠.
② 종교적인 이유로 여성 출입 금지
오키노시마 외에도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 장소는 여러 곳 있습니다.
효고현 아와지시마에 있는 이와가미 신사에서도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종교적인 이유로 여성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일부 여성단체는 여성 차별이라고 항의하고 있지만 신사 측에서는 허용하지 않고 있죠.
‘오미네산’ 역시 여성이 방문할 수 없는 곳입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과거 나라현의 여성을 중심으로 여성 방문이 금지되는 장소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서명운동이 진행됐는데요.
하지만 결국 오미네산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는데요.
오랜 시간 동안 여성 출입 금지를 폐지하기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죠.
오미네산에 있는 한 사찰은 “여인금제는 성차별이 아니다. 여성을 부정한 존재로 보지 않는다”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③ 도쿄올림픽, 스모 경기장에서도 논란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중 일부 구간에 여성의 출입이 금지됐습니다.
한다시 한다운하 구간이 ‘남성 한정’으로 지정된 것인데요.
에도시대부터 이어진 지역 전통 축제인 ‘진토로마쓰리’를 홍보하기 위해 여성의 출입을 금지했습니다.
성화 봉송 주자는 한다운하의 ‘진토로마쓰리’ 때 사용된 배를 타고 성화를 운반할 예정이었는데요.
이때 사용되는 배는 성스러운 곳에 여성이 들어가는 것을 금하는 ‘여인금제’ 대상인 것이었죠.
한다시 담당자는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축제는 원래 그런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는데요.
또한 “지역의 매력을 발산하고 싶다는 의견을 존중했다. 전통이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라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남녀평등이라는 올림픽 헌장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지적했는데요.
스포츠 젠더 문제 전문가인 주쿄대학 교수는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그런 결정했다는 자체가 그 누구도 젠더적 관점이 없다는 것”이라는 일침을 날렸습니다.
지난 2018년 교토 마이르주시에서 열린 스모 경기장에서 다다미 료조 시장이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응급조치하기 위해 여성 의료인들은 씨름판인 도효에 올라갔는데요.
스모협회는 “여성은 도효 위에서 나가 주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을 계속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여인금제’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어났는데요.
결국 스모협회는 공식 사과했지만, 여전히 여성의 출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스모협회는 “긴급·비상시에는 여성도 도효에 들어갈 수 있다”라는 입장을 전했죠.
스모는 일본 고유 종교 신토의 종교 의례에서 시작했는데요.
종교적인 이유로 스모의 씨름판은 1400년 동안 금녀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여성이 스모를 관람하는 것마저 불가능했죠.
일본에서는 금녀의 전통을 두고 시대에 뒤떨어진 성차별적 원칙이라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