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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지수 85%] 죽음조차 허락되지 않은 삶이지만..델 토로가 다시 쓴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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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죽음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이걸 생각해라, 아들아. 살아 있는 동안엔 네게 주어진 길은 살아가는 것뿐이라는 걸.”

영국의 소설가 메리 셸리는 과연 알았을까. 1818년 세상에 나온 그녀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200여년이 지난 2025년에 와서도 여전히 창작자들의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하며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해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동안 ‘프랑켄슈타인’은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뮤지컬 등 수많은 방식으로 각색돼왔다. ‘매드 사이언티스트’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여러 시체의 장기를 이어붙여 생명을 불어넣은 크리처는, 오랫동안 넓고 평평한 이마에 박힌 나사못으로 상징되는 공포의 상징으로 소비되어왔다.

그렇지만 지난 7일 공개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이 익숙한 이미지를 넘어선다. 그는 괴물의 이야기를 공포가 아닌 연민과 존재의 질문으로 풀어내며, 저주받은 삶일지라도 그 운명을 스스로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끝내 살아가려는 의지를 담아낸다.

멕시코 출신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초기작 ‘미믹’을 시작으로 ‘헬보이’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퍼시픽 림 ‘크림슨 피크’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등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 안에서 인간의 욕망과 괴물의 서사를 교차시키며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는 7살 때 제임스 웨일 감독의 고전 ‘프랑켄슈타인'(1931년)을 처음 접하고, 11살에 원작 소설을 읽은 뒤 줄곧 이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쓰는 꿈을 품었다. 오랜 세월의 집념 끝에 완성된 이번 영화에 대해 델 토로 감독은 “7살에 시작된 여정을 마무리 짓는 작품”이라며 “모든 것이 집약된 오페라처럼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신이 되고자 한 인간의 오만과 자멸 그리고 괴물의 내면에 깃든 인간성을 정교하게 그리며 고전을 새롭게 해석한다. 천재이지만 이기적인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오스카 아이작)과 그가 창조한 피조물(제이컵 엘로디)의 비극적인 여정을 통해 델 토로 감독은 영화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괴물에게 인간적인 숨결을 불어넣으며 장엄하고도 뭉클한 고전을 되살린다.

어린 시절 빅터(왼쪽)와 그의 아버지. 사진제공=넷플릭스

● 빅터는 왜 피조물을 창조하고 외면했나

‘프랑켄슈타인’은 어머니를 잃은 뒤 죽음을 정복하려는 야망에 사로잡힌 빅터와 그로 인해 영원히 죽지 못하는 운명에 갇힌 피조물의 대립을 그린다. 델 토로 감독은 원작을 새롭게 각색했지만, 전개 방식은 그대로 유지했다. 작품은 두 사람의 추격전으로 시작되는 서막부터 빅터의 시선을 따라가는 1막 그리고 피조물의 관점으로 전환되는 2막으로 구성돼 서로 다른 내면을 교차해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구원의 서사에 당도한다.

19세기 중반, 빅터는 죽은 시체에 생명의 불꽃을 불어넣는 실험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피조물을 만들어낸다. 능력에 심취한 빅터는 크리처를 탄생시키지만, 창조의 기쁨도 잠시 그는 자신이 만든 존재를 무지하다는 이유로 실패한 결과물로 여기며 외면하기에 이른다. 그렇지만 피조물은 세상을 관찰하며 언어를 배우고 점차 인간적인 감정과 사고를 익혀나간다. “어떤 존재라는 이유만으로 사냥당하고 죽임당할 수 있다”는 잔혹한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그는 죽음조차 허용되지 않은 무자비한 삶 속에서 빅터를 찾아 나서고, 그렇게 이들은 증오와 적대감이 뒤엉킨 고통스러운 길 끝에 서로를 마주한다.

델 토로 감독은 창조주와 피조물의 이야기를 통해 신의 영역을 넘보는 인간의 욕망과 책임의 부재 그리고 원치 않은 삶 속에서도 끝내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피조물을 통해 ‘살아가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시체에서 태어난 괴수 역의 제이컵 엘로디의 열연은 단연 빛난다. 아무런 선택권도 없이 죽음에서 탄생한 그의 삶은 고통으로 점철돼 있고,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가혹한 운명 속에서 존재의 이유를 찾아 방황한다. 

엘로디는 세상에 갓 태어난 존재의 연약함과 상처받고 뒤틀려가는 감정을 처연하고도 진정성 있게 그려내며 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슬픔과 연민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오스카 아이작은 한 인간의 거만함과 혼란 그리고 자멸의 과정을 밀도 있게 표현하며 창조자이자 아버지의 모순된 감정을 정교하게 포착한다. 극이 진행될수록 두 인물의 관계는 창조자와 피조물을 넘어 뒤틀려버린 관계의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용서하고 받아들이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델 토로 감독은 특유의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미장센과 처절할 만큼 풍부한 감정으로 평생의 숙원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비록 1막과 2막으로 나뉘는 다소 간결한 구성으로 평면적인 전개를 띄나 그 속에는 그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아름다움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인간의 삶에 대한 통찰과 철학적 성찰이 깊이 스며들었다.

'프랑켄슈타인'의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시체에서 태어난 괴수 역의 제이컵 엘로디. 사진제공=넷플릭스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 원작 : 메리 셸리 소설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 출연 : 오스카 아이작, 제이컵 엘로디, 미아 고스, 크리스토프 발츠, 찰스 댄스, 번 고먼, 펠릭스 카머러, 랠프 아인슨 외 / 제작 : 기예르모 델 토로, 게리 웅가, J. 마을즈 데일 / 스트리밍: 넷플릭스 / 장르 : 가상역사물, 드라마, 크리처물, 공포, SF / 공개: 11월7일 /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 러닝타임: 150분

[맥스무비 리뷰는 ‘포테이토 지수’로 이뤄집니다. 나만 보기 아까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반짝반짝 잘 익은 BEST potato(100~80%), 탁월하지 않아도 무난한 작품은 NORMAL potato(79~50%), 아쉬운 작품은 WORST potato(49~1%)로 나눠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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