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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재원, ‘타짜: 벨제붑의 노래’라는 새로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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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노재원이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로 관객 앞에 선다. / CJ ENM
배우 노재원이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로 관객 앞에 선다. / CJ EN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노재원이 생애 첫 스크린 주연에 나섰다. 크고 작은 역할을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얼굴을 보여온 그가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를 통해 ‘타짜’ 시리즈의 피날레를 이끄는 한 축을 맡았다. 꿈만 같은 기회 앞에서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 분)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같은 이름의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판을 벌이는 범죄 영화다.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 4부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2006년 시작된 ‘타짜’ 시리즈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영화다. 

노재원은 장태영의 절친이자 그와 대립하는 박태영으로 분한다. 장태영을 동경하면서도 그를 향한 열등감과 질투를 키워가는 인물이다. 노재원은 그런 박태영을 단순한 악인이 아닌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고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인물로 바라봤고, 복잡하게 뒤엉킨 박태영의 내면을 자신만의 색깔로 풀어냈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노재원은 첫 스크린 주연에 나선 소감부터 박태영을 완성한 과정, 변요한과의 호흡, 그리고 작품을 통해 얻은 것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상업영화 첫 주연작인데 소감과 ‘타짜: 벨제붑의 노래’를 선택한 이유는.

“감사하고 꿈만 같은 일이다. 그런데 이게 당연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해야겠다는 걸 떠나서, 굉장히 특별한 일이고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타짜’ 1편이 워낙 훌륭한 작품이지만 그 그늘에 가려질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대본을 읽었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도 단순히 ‘타짜’의 또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장태영과 박태영의 또 다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박태영이라는 캐릭터에 굉장히 공감이 갔기 때문에 이 작품을 정말 하고 싶었다. 나는 언제나 특별하고 한 번도 보지 못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는데 이 이야기가 ‘타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새로운 이야기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태영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했나.

“지금 영화에 나온 분량보다 더 많은 서사가 있었다. 박태영이 왜 그렇게 됐는지, 지금 보면 굉장히 광기 있어 보이는데 그럴 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영화의 밸런스와 속도감을 위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편집된 것 같다. 박태영은 장태영을 닮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장태영의 모든 행동을 따라 한다. 장태영이 당구를 치는 자세도 따라 하고, 야구 배트를 잡는 자세도 따라 한다. 태희에게 구애하는 장면도 원래는 더 많았고 그런 것들을 다 촬영했다. 장태영의 여자친구가 여러 번 바뀔 때마다 ‘나는 한 명의 여자도 사귀지 못했다’는 대사도 있었다. 그래서 태희에게 뽀뽀하는 장면도 나는 첫 뽀뽀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그만큼 굉장히 입체감이 있는 캐릭터였다. 누구나 살면서 누군가로 인해 자격지심이 들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 초라해 보일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그 감정의 가장 중요한 키는 제일 친한 친구였다. 정말 둘도 없는 분신 같은 친구가 한 명 있는데, 나는 아직도 그 친구의 많은 것을 부러워하고 존중하고 존경한다. 참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 친구가 삶을 대하는 태도도 그렇고 참 닮고 싶었다. 지금도 닮고 싶다. 그 친구 덕분에 내가 지금까지 올바르게, 좋은 사람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박태영이라는 캐릭터를 준비할 때 그 친구와 나의 관계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힌트가 변요한 선배님이었다. 선배님의 모든 것을 닮고 싶어 했다. 의도적으로 선배님이 입는 옷 스타일이나 브랜드도 몰래 보고 따라 사보기도 했다. 그런 것들을 따라 해보면서 캐릭터를 준비하는 재미가 있었다.”

노재원이 캐릭터 구축 과정을 떠올렸다. / CJ ENM
노재원이 캐릭터 구축 과정을 떠올렸다. / CJ ENM

-그동안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해 왔다. 박태영은 이전 캐릭터들과 어떤 차이가 있었나.

“지금까지 센 캐릭터를 많이 맡았지만 악역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리고 박태영은 내가 맡았던 캐릭터 중 어떻게 보면 가장 순수한 사람이었다. 어떤 캐릭터보다 사랑받기를 원했고, 나 역시 가장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이전에 악역을 맡았을 때는 그 인물과의 공감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히 악역이나 악한 행동만을 연기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박태영을 연기할 때도 ‘내가 내 삶을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 이건 당연히 칭찬받아야 할 일 아니야?’라고 스스로 합리화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지점이 조금은 차이였던 것 같다. 다만 의도적으로 차이점을 두려고 하지는 않았다.”

-홀덤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준비도 많이 했을 것 같다.

“홀덤이 박태영에게 어떤 의미인지가 정말 중요했다. 서사만 가져가기에는 이 장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거니까. 홀덤은 박태영에게 자신을 유일하게 증명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했다. 박태영은 사랑받지 못한 인물이다. 학창 시절에 관한 장면도 많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 카드를 접하고 누구보다 소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 박태영에게는 첫 번째 행운이지 않았을까. 항상 자신을 불운아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카드는 나를 증명할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카드 신들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홀덤도 많이 공부했고 연습과 훈련도 많이 했다.”

-변요한과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많이 의지했다. 나에게는 그게 전부였던 것 같다. 장태영 그 자체였으니까. 박태영은 장태영이 없으면 삶의 동력을 잃는 사람이다. 카메라 앞에 있는 선배님이 너무나 장태영으로 믿어지니까 모든 것이 부러웠다. 이 사람이 나를 불쌍하게 쳐다본다든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질투가 나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내 연기를 받아줄 때는 전부 받아주기도 했고, 어떨 때는 선배님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그런 테크니컬한 모습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어떻게 보면 장태영은 멋있고 많은 것을 가진 인물이다. 박태영이 부러워할 만한 게 너무 많다. 반면 박태영은 미워 보이기도 하고 어설퍼 보이는 순간들이 있다. 박태영 자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대조됐던 것 같다. 실제로도 서로 너무 다른 배우이기 때문에 그런 합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걸 기대하고 연기한 것은 아니지만 서로 다른 지점에서 오는 합이 있었다. 나도 배우로서 멋있게 나오고 싶고 더 멋있어지고 싶은 욕망이 있다. 하지만 나는 변요한이 될 수 없으니까. 그런 다름을 인정하게 됐고, 오히려 나만의 길을 더 생각하고 찾아보게 됐다.”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노재원. / CJ ENM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노재원. / CJ ENM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이 힘들진 않았나.

“당시에는 심적으로 조금 힘들었다. 상황들이 워낙 극한이어서 특히 자극적인 신을 찍고 나면 그 생각에 매몰될 때가 있었다. 그만큼 인물에 몰입했다거나 메소드 연기를 했고 그 연기가 좋았다는 개념은 아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너무 자극적인 것을 마주했을 때 그게 무의식적으로 마음에 남는 것 같다. 부정적인 신들을 찍고 나면 마음을 덜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더라. 촬영 당시에는 그런 것들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래서 ‘빨리 내 삶을 다시 아름답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나 자신에게 집중했다. 요즘에는 나만의 방법도 생겼다. 홍보도 할 겸 말하자면 요즘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웃음)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이라는 1인극인데, 내가 맡은 캐릭터가 자신의 삶에서 빛나는 것들의 리스트를 적는 인물이다. 요즘 나도 그걸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것’ ‘오늘 아침에 눈이 금방 떠졌다는 것’ ‘가을이 왔다는 것’처럼 내 삶에서 빛나는 것들의 리스트를 채워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더라.”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또 개인적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많이 성장했다.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다. 첫 주연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영화는 절대 나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나를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또 하나는 이번 캐릭터를 통해 깨달았다. 박태영은 자신이 불운아라고 생각하고 그런 식으로 삶을 바라보는데, 과연 장태영이 박태영을 바라봤을 때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싶었다. 결국 박태영의 착각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꼬여 있었던 거다. 나 역시 삶이 힘들거나 지칠 때 ‘이건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 힌트를 박태영에게서 찾았던 것 같다. 캐릭터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기가 쉽지 않은데, 연기를 잘하는 것보다 그게 더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첫 상업영화 주연 이후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른다. 연극을 선택한 이유와 주연을 경험하며 느낀 차이가 있다면.

“일단 연극 무대를 택한 건 연극을 너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순히 연극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나에게 큰 영향을 준 대본이었고 너무 좋은 작품이어서 선택했다.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맡을지, 조연을 맡을지 주연을 맡을지는 모르겠지만 주연이든 조연이든 캐릭터를 고민하고 준비해 나가는 시간과 애정은 똑같았던 것 같다. 다만 주연은 물리적인 촬영 시간이 길다는 게 큰 차이였다. 그만큼 자기 관리를 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였던 것 같다.”

-추석 극장가에서 여러 작품과 경쟁하게 됐다. 흥행에 대한 부담이나 기대도 있을 것 같다.

“요한 선배님이 더 앞장서서 부담감을 가지려고 하는 것 같다. 나는 사실 다른 영화들도 궁금하다. 다른 선배님들과 감독님들은 어떤 작품을 만들었을지 궁금하고, 경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추석 때 볼 영화가 많다는 것, 영화관에 가는 게 얼마나 설레고 좋은 일인가. 결국 선택은 관객들이 하는 것이고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작은 기대만 해볼 뿐이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굉장히 인간적인 이야기고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홀덤이라는 소재가 있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장태영과 박태영, 두 친구의 관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다. 영화를 봤을 때 유쾌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유쾌하지만 마냥 유쾌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생각할 거리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타짜’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진심이다.(웃음) 만화를 보면서도 감탄했다. ‘타짜’ 시리즈 중 다이내믹함은 최고라고 생각했다. ‘타짜’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새로운 이야기라는 게 큰 장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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