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아드레날린의 ‘1승’ VS 눈물의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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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개봉하는 영화 ‘소방관'(왼쪽)과 ‘1승’의 한 장면. 사진제공=바이포엠엔터테인먼트·아티스트유나이티드 

영화 ‘1승’과 ‘소방관’은 관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두 영화가 4일 나란히 개봉하면서 12월 한국영화들이 벌이는 흥행 대결의 닻이 올랐다. 12월31일까지 매주 신작 개봉이 예정된 만큼 초반 관심을 선점하지 못하면 그만큼 상영 기회도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양보 없는 경쟁이 시작됐다.

개봉을 하루 앞둔 3일 오전 11시 현재 예매율에서는 ‘1승'(제작 루스이소니도스)이 ‘소방관'(제작 에스크로드 픽쳐스)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1승’의 예매율은 18.4%, 예매관객 5만9406명. ‘소방관’은 예매율 15.6%, 예매관객 5만396명이다. 예매율 순위는 각각 1, 3위로 갈렸지만 사실 순위는 큰 위미가 없다. 예매관객이 나란히 5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개봉 당일 실제로 얼마나 관객을 모으는지에 따라 향후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승’은 짜릿한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이야기로, ‘소방관’은 큰 상처를 남긴 실화를 극화한 작품으로 서로 다른 위치에서 관객을 공략한다. 두 영화 가운데 어떤 작품이 관객과 보다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느냐에 최종 결과를 나뉠 가능성이 있다.

● 짜릿한 스포츠 경기 VS 뭉클한 실화의 힘   

먼저 예매율에서 근소한 차이로 우위에 있는 ‘1승’은 최근 ‘거미집’부터 ‘삼식이삼촌’까지 여러 작품을 함께 하면서 신뢰를 나누는 배우 송강호와 신연식 감독이 손잡은 영화다. 파면과 파직을 거듭하는 배구선수 출신의 감독 우진(송강호)가 만년 꼴찌인 여자 프로배구단의 감독으로 부임해 단 한 번의 승리를 위해 달려가는 이야기다. 세상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1승만 하면 상금 20억원을 쏘겠다’고 선언한 ‘관종’ 구단주 정원(박정민), 이기는 것보다 지는 데 더 익숙한 배구단의 주장 수지(장윤주)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우진과 어우러진다.

‘1승’은 궁지에 몰린 우진과 선수들이 ‘오기’로 똘똘 뭉쳐 반드시 한 번의 승리를 거두겠다고 나서면서 이야기에 힘이 실린다. 개봉 전 이뤄진 시사회 등을 통해 우진이 이끄는 배구팀 핑크스톰이 출전하는 긴박한 경기의 순간을 생동감 넘치는 연출로 구현한 부분에 호평이 나왔다. 루저들의 짜릿한 반전의 승리를 내세워 관객을 공략한다.

영화는 배구를 다룬 첫 스포츠영화로도 주목받는다. 신연식 감독은 “배구는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면서 살을 맞대는 경기 못지않게 뜨거운 경쟁심이 네트 사이에서 벌어진다”며 “그 느낌이 영화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여자 배구가 남자 배구보다 영화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영화 ‘1승’의 한 장면. 사진제공=아티스트유나이티드 

‘소방관’은 지난 2001년 서울 서대문구에서 일어난 홍제동 화재 참사를 극화했다. 당시 현장에서 낡은 다세대 주택이 무너지면서 소방관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큰 부상을 입은 참사다. 이후 소방관들의 처우가 다소 개선되기도 했지만 지금도 자신의 생명을 걸고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는 소방관들의 숭고한 삶이 영화에 녹아 있다. 

영화는 신입 소방대원인 철웅(주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베테랑 소방관들이 지닌 직업 정신과 사명감을 마주한 철웅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에 등장하는 화재 현장의 사실적인 묘사는 관객을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결정적인 동력이 될 전망이다. 곽경택 감독은 컴퓨터그래픽의 도움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연기 등을 활용해 소방관들이 뛰어드는 화재 현장을 현실감 넘치게 그리는 데 주력했다.

다만 ‘소방관’ 관람에 걸림돌은 있다.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우 곽도원을 향한 관객이 지닌 부정적인 반응이다. 지난 2022년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적발된 곽도원은 이번 ‘소방관’ 개봉에 있어서도 제작진에게 가장 큰 리스크를 안긴 장본인.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인 공분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화 전체를 이끄는 곽도원의 존재가 관객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영화 ‘소방관’의 한 장면.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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