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주던 고 김수미의 마지막 메시지…”절대 포기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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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개봉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속 고인의 모습. 김수미는 영정사진은 이 영화의 캐릭터 포스터다. 따뜻한 목도리에 장갑을 끼고 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중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안긴 고 김수미가 27일 가족과 동료들의 배웅 속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수미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평소 고인과 모자 사이처럼 지낸 방송인 정준하와 윤정수, 장동민과 tvN 예능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을 연출한 문태주 PD 등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2018년 방송한 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했던 김수미는 영정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며 “어느 장례식장에서도 볼 수 없는 영정 사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례식장에는 보통 곡소리가 들리는데, 내 장례식장에서는 차라리 ‘징글벨 징글벨’ 이렇게 웃으면서, 춤추면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실제 영정사진 속에서 고인은 목도리를 두르고 장갑을 낀 채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는 김수미가 주연을 맡은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년) 캐릭터 포스터에 쓰인 사진이다.

1971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수미는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무대 등을 가리지 않고 활약하며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김수미를 언급할 때 1980년부터 22년 동안 방송한 ‘전원일기’의 ‘일용 엄니’를 빼놓을 수 없다. 첫 방영 당시 32세의 젊은 나이였음에도 노인 역할을 소화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최근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 출연했고, 올해 5월까지 뮤지컬 ‘친정엄마’ 무대에 올랐다.

고인의 모습은 내년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다. 김수미가 출연한 ‘귀신경찰’이 내년 1월 말 개봉을 조율 중이다. 이 작품은 우연히 어설픈 초능력을 얻게 된 사람들이 사건사고에 휘말리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장르다. 김수미는 극중 철부지 아들을 둔 순댓국집 사장 수미 역을 맡아 신현준, 정준호 등과 호흡했다. 2022년 촬영을 마쳤고, ‘비천무'(2000년) 등의 김영준 감독이 연출했다.

고인의 아들 정명호 나팔꽃F&B 이사에 따르면 김수미는 ‘안녕히 계세요’라고 책 제목을 정해두고 글을 써오기도 했다. 정 이사에 따르면 김수미는 책을 통해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후배들을 향한 애정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나도 평생 조연으로 살았던 배우로서 말해주고 싶다. 지금 힘들고 슬럼프가 있더라도 이 바닥은 버티면 언젠가 되니 중간에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겼더라”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 25일 오전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유족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고혈당 쇼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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