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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ICT]통신비 고지서는 왜 여전히 부담스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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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이 폐지된 지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한때 악법으로까지 불렸던 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사 간 고객지원금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통신비 또한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죠.

그러나 막상 매달 받아보는 통신비 고지서의 금액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분명 통신사 간 지원금 경쟁이 불 붙었을 텐데, 왜 가계통신비는 여전히 부담스러울까요? 그저 체감상으로만 통신비 부담이 여전한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단통법 폐지 1년, 통신비 부담은 정말 줄었을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1분위 가구의 월평균 통신비는 5만3736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단통법을 폐지하기 전인 지난해 2분기(5만8385원) 대비 8% 줄어든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소득 하위 2분위 가구의 월평균 통신비는 9만3148원으로 0.3% 줄었고, 3분위(0.2%)와 5분위(0.4%)는 비슷한 수준을 맴돌았습니다. 고소득층인 4분위는 7.6%로 큰 폭 증가했고 나머지 소득구간에서는 대부분 통신비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통신장비 구입비’와 ‘통신서비스 이용료’로 나눠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소득 1분위 기준 통신장비 구입비는 지난해 2분기 1만676원에서 올해 2분기 5994원으로 43.9% 감소했지만, 통신서비스 이용료는 4만7709원에서 4만7742원으로 0.1% 증가했습니다.

다른 소득구간도 비슷합니다. 통신장비 구입비는 2분위(-5.7%), 3분위(-5.2%), 4분위(-3.6%), 5분위(-3.6%)에서 모두 감소했습니다. 반면 통신서비스 이용료는 2분위(1.0%), 3분위(1.6%), 4분위(4.4%), 5분위(1.25%) 모두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7월 22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단통법 폐지를 안내하는 홍보물이 걸려 있다. /사진=편지수 기자 pjs@

저렴해진 단말기, 비싸진 요금제가 만든 착시

공통적으로 단말기 구입비용이 줄어들고, 통신서비스 이용료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많이 받으려면, 결국 고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는 역설적 상황 때문으로 보입니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갤럭시Z폴드8를 예로 들어 볼까요. 통신3사의 공통지원금을 살펴보면 기기변경을 기준으로 했을 때, 3만원대 가장 적은 요금제를 선택하면 21만~23만4000원의 지원금이 주어집니다. 13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약 50만원에 달하는 공통지원금이 책정됐고요.

판매점, 대리점 등 유통점에서 받을 수 있는 추가지원금도 고가요금제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지원금을 더 받으려면 월 10만원 안팎의 고가요금제를 선택해야 하고, 비싼 요금제를 유지하다보면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은 비슷한 셈이죠. 단말기 할부 수수료도 만만치 않고요.

고가 요금제 가입 현상은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동통신3사 신규 가입자 가운데 55.2%가 월 8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했습니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 중 54.5%의 데이터 실사용량은 100GB에 불과했는데요.

고가요금제 유도 여전…정부 대책 실효성은

정부는 고가요금제 가입 유도를 막고 불공정행위를 점검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습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의결한 ‘이동통신단말장치 등의 건전한 유통환경 조성을 위한 시책’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이동통신사의 요금제별 장려금 지급 현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입니다.

지난 2월 27일 경기도 양주시의 휴대폰 판매대리점을 비롯한 이동통신3사 직염점들이 ‘갤럭시 S26 시리즈’ 사전 예약을 알리는 판촉 문구를 내걸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판매점마다 다른 추가지원금을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방식도 표준화하고, 약정한 요금제 유지기간이 끝나면 이용자에게 문자나 SNS로 알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오는 10월 시행되는 최적요금제 고지 제도와 연계됩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매하려다 부대비용이 더 나가는 문제는 수년간 지속되어 왔거든요. 이 때문에 자급제 단말기에 알뜰폰 요금제를 활용하는 방법이 각광받았으나, 스마트폰 단말기 값이 빠르게 상승해 이마저도 쉽지가 않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고가는 100만원대는 기본이고, 폴더블 등 고사양 모델은 200만원을 훌쩍 넘어섭니다. 지난 18일 출시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는 국내 출고가가 329만원부터 시작합니다. 자급제로 마련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수준이지요. 통신서비스 이용료 인하와 더불어, 오랜 숙제였던 단말기 가격이 안정화될 떄 진정한 가계통신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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