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컬처위크’ 주목했지만 효과 미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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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박스오피스 1~3위를 기록 중인 '에이리언: 로물루스' '파일럿'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롯데컬처웍스, CGV
국내 박스오피스 1~3위를 기록 중인 ‘에이리언: 로물루스’ ‘파일럿’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롯데컬처웍스, CGV

극장 관람료가 쟁점화된 상황에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CJ CGV가 거의 반값에 영화를 볼 수 있는 할인 행사를 진행해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CGV는 지난 26~29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상영 중인 일반 2D 영화를 반값인 7000원으로 볼 수 있는 할인 행사 ‘컬처 위크’를 펼쳤으나 그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30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6일 월요일부터 29일 목요일까지 나흘 간 극장을 찾은 총 관객 수는 지난 주 같은 기간(월~목) 대비 5%(4만명) 감소한 74만7500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다른 영화관의 이용객이 CGV로 옮겨갔을 수 있겠으나 전체 관객 수를 확실하게 늘리는 데에는 실패한 모습이다. ‘컬처 위크’ 대상에 최신 인기 영화들이 제외됐고, ‘행복의 나라’ ‘빅토리’ ‘사랑의 하츄핑’ 등 작품들은 이미 개봉 2, 3주차에 접어든 상황이 관객 증가 폭을 더디에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이번 할인 행사는, 영화 관람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이 3일간 더 연장한 측면에서 기대를 모았다. 또 최근 배우 최민식이 MBC  프로그램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내놓은 발언으로 다시 촉발한 ‘영화 관람료의 적정 수준’에 대한 논의의 연장에서 진행돼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 한편으로는 행사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들도 상당했다.

이번 ‘컬처 위크’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 중 CGV 단독으로 진행했다. CGV의 스크린 수는 1373개로 롯데시네마 982개, 메가박스 742개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우위에 있지만, 3사의 전체 스크린 수의 44%로 절반을 넘지 않는다(2023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무엇보다 이번 할인 행사에서 콘텐츠 경쟁력이 있는 작품들이 제외된 부분은 효과를 낮추는 패착이 됐다. 관객 입장에서는 모든 영화를 할인된 금액으로 보고 싶지만, 정작 선호도가 높은 ‘에이리언: 로물루스’ ‘파일럿’ 그리고 임영웅 공연 실황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임영웅 영화)은 빠졌다.

이들 영화의 제작사 및 배급사 입장에서는 티켓값을 할인하지 않아도 관객의 선택을 받는 상황에서 굳이 수익률을 낮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탓이다. 또한 가수들의 공연 실황 영화들은 일반 영화와 다르게 분류돼 평상시에도 ‘문화가 있는 날’의 할인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29일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3만3600명(누적관객 141만명), ‘파일럿’은 2만3900명(436만명),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2만3800명(7만명)의 관객을 각각 동원해 박스오피스 1~3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이번 할인 행사는, 부분적이고 일회성인 시도로는 침체해있는 영화산업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없다는 사실만 확인케 했다.

이에 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영화 주요 단체들로 결성된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는 최근 낸 성명에서 CGV의 할인 행사에 대해 “의미 있는 시도”로 환영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이런 이벤트는 단발성일 뿐”이라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CGV를 포함한 극장 3사가 티켓값 인하, 불공정 정산 문제, 심심 심해지는 스크린독과점 해결을 위한 전향적 논의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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