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히어로들 왜 이러나… ‘마담 웹’ 초라한 성적표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들이 예전 같지 않다.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들의 좀처럼 기세를 펴지 못하고 있다. ‘아이언맨’부터 ‘어벤져스’로 이어진 마블 히어로의 전성기는 완전히 옛말이 됐고, 새롭게 출격하는 영웅들의 활약상은 한껏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에 가 닿지 않을 만큼 미미하기만 하다.
3월13일 개봉한 ‘마담 웹’이 초라한 성적에 머물고 있다. 스코어 뿐만이 아니다. 히어로 시리즈를 반드시 챙겨보는 열혈 관객들이 개봉일 영화를 관람하고 내놓은 반응들 역시 아쉬움을 넘어 혹평을 넘나든다.
영화를 둘러싼 혹독한 평가는 로튼토마토 지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눈을 의심할 정도로 낮은, 12%에 불과하다.
‘마담 웹’은 운연한 사고로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게 된 구급대원 캐시 웹(다코타 존슨)이 자신과 같은 예지 능력을 지닌 빌런 심스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마블 코믹스 원작의 히어로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소니픽쳐스가 배급을 맡았다.
히어로 명가 마블에 기반을 둔 작품으로 출발한 ‘마담 웹’은 개봉 당일 3586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전체 순위로는 8위다. 다음 날인 14일에는 관객이 더 급감해 1816명을 동원, 11위까지 하락했다.
14일까지 누적관객은 5610명. 개봉 첫 주말인 15일부터 17일까지 반등의 기회를 노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15일 오후 3시 현재 예매관객은 1659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쯤되면 개봉 첫주에 누적 1만명을 겨우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처참한’ 성적이다.
‘마담 웹’의 흥행 부진은 이미 북미 개봉 성적으로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지난 2월14일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는 15일 현재 누적 매출 4291만1224달러(약 567억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화의 총 제작비는 1억달러(약 1300억원)으로 알려진 상황. 제작비를 회수할 때까지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SNS와 영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마담 웹’을 본 관객들이 풀어놓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높다. 점잖게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평가하는 리뷰부터 ‘이렇게 만들거면 그냥 두는 게 낫다’는 날선 지적까지 맞물린다. 표현 방식은 달라도 대체로 ‘불호’가 강세다.
‘로튼토마토 지수 12%’가 증명하듯이 ‘마담 웹’을 둘러싼 비판의 핵심은 ‘허술한 스토리’와 ‘아쉬운 시각효과’로 집약된다.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의 활약상이 엉성하게 펼쳐지는 탓에 공감도, 몰입도, 어렵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마담 웹’은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 가운데서도 가장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지만, 사실 히어로 시리즈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상황은 분명하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더 마블스’ 역시 69만명 동원에 그쳤다. 마블 히어로의 정통성을 잇는 시리즈라는 사실이 무색한 성적이다. 더욱이 2019년 개봉한 1편인 ‘캡틴 마블’이 누적 5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사실을 떠올릴 때, ‘후속작 효과’도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이다.
요즘 관객은 작품의 완성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새로운 볼거리를 원하는 열망도 더 커진다.
‘더 마블스’에 이어 ‘마담 웹’이 거둔 성적은 ‘마블’이라는 흥행 불패의 키워드가 더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복해 증명한 동시에 이제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