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낙인에 해외진출 막힐라”…’트럼프 시대’ 몸사리는 투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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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낙인에 해외진출 막힐라'…'트럼프 시대' 몸사리는 투자시장

“기업이야 중국계 자금이라도 받고 싶겠지만 해외투자가들은 중국 자금이 들어오는 것을 꺼려해서 투자가 쉽지 않습니다.”(업계의 한 관계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투자 업계를 중심으로 중국발 투자 주의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 등 해외투자가들은 이미 과거 한 차례 중국 투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저지를 당한 경험이 있는 데다 트럼프 내각 인선이 중국 강경론자로 채워지자 극도로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투자가 절실한 국내 플랫폼 기업이나 투자 업계는 상대적으로 반감이 덜하지만 기존 투자자 중 해외투자가가 많거나 중국계 사모펀드(PEF) 혹은 기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은 경우 추가 투자나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는 최근 국내 유통 산업 전반에 의욕적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지만 성사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달 초 오늘의집에 구주와 신주를 포함해 총 1000억 원의 투자를 추진했지만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인 버텍스벤처스에 기회를 뺏겼다. 알리바바 계열사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인공지능(AI) 기반 풀필먼트 스타트업인 파스토의 시리즈D 투자 참여 등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투자자 중 일부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커머스를 비롯해 오프라인 유통·물류 분야 투자가 국내에서는 끊기다시피 했지만 알리바바는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국내 진출 및 한국 상품의 해외 판매로 사업 보폭을 넓히기 위해 투자 대상을 물색해왔다. 그동안 알리바바가 그룹 차원에서 검토 대상으로 삼은 국내 기업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명품 플랫폼 발란 등 온·오프라인 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 역시 내년 쇼츠 커머스 ‘틱톡샵’의 국내 진출을 위해 관련 인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C낙인에 해외진출 막힐라'…'트럼프 시대' 몸사리는 투자시장

‘중국 제조 2035’로 불리는 ‘신질생산력(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생산력)’을 국가 차원의 산업 전략으로 내세운 중국이 한국 등에 대한 해외투자와 진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 중국 자금에 대한 기피 현상이 강화할 경우 자금 유입이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들어 대폭 늘어난 중국계 자금의 국내 투자가 트럼프 정부 출범을 계기로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신고 기준 2022년 14억 8100만 달러(약 2조 859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45억 7300만 달러(약 6조 4419억 원)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86억 8500만 달러(약 12조 2328억 원)에서 31억 1600만 달러(약 4조 3888억 원)로 급감하면서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

기존 중국계 자금을 유치한 국내 기업들의 경우 향후 미국 진출 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계 대형 PEF는 국내의 플랫폼뿐만 아니라 2차전지·게임·친환경 분야 등 하이테크 산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SK온의 경우 2023년 MBK파트너스의 주선으로 중국계 PEF인 힐하우스캐피털로부터 5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 진출에 따른 세액공제 등 각종 혜택이 줄어들 수 있으며 중국계 투자가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온에 투자한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이후 정치적 위협이 SK온의 미국 사업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임 업계는 2010년 이후부터 꾸준하게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의 투자를 받아왔다. 현재 시총 상위 10곳 중 크래프톤·넷마블·카카오게임즈는 텐센트 홀딩스 및 계열사가 2·3대 주주다. 또 다른 중국계 밴처캐피털(VC)인 세콰이어차이나는 강남언니·컬리 등에 초기 투자했다. 실리콘밸리 기반 VC인 세콰이어의 중국 사업부였던 세콰이어차이나는 최근 미국 본사에서 독립하고 이름을 홍샨으로 바꾸면서 세콰이어 브랜드를 포기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자 각자도생을 선택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미국의 기관투자가 중 하나인 스탠퍼드매니지먼트의 한 관계자는 “이미 조 바이든 정부부터 중국에 투자는 물론 교류도 하지 말라는 방침”이었다면서 “실리콘밸리의 VC에는 중국계 자본을 출자 받았다면 활동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미 정부가 중국 자본의 출자를 받거나 중국에 투자한 VC를 조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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