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끝에 행복한 결혼한 여성이 털어놓은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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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고난 끝에 나인우와 행복한 결혼 엔딩을 맞은 박민영이 종영 후 인터뷰를 통해 그간 하지 못했던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인터뷰] 위기 딛고 다시 비상, 박민영 “인생 2회차 살아볼 수도”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이슈가 됐는데 와 주셔서 감사해요.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연출 박원국)의 종영 인터뷰 현장에서 배우 박민영은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일어나서 이 같은 말을 먼저 꺼냈다. 그도 그럴 것이 박민영은 최근 옛 연인 강모씨의 횡령·배임 의혹 사건으로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는 등 구설에 올랐다.

지난 1월1일 방송을 시작해 2월20일 막을 내린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박민영을 향한 따가운 시선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 속에서 내놓은 복귀작이다. 인터뷰에서 박민영은 “드라마가 잘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인사드릴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며 “흔하게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라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많은 우려에도 이런 자리를 강행했다”고 털어놨다.

“언제까지 뒤에 숨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직접 말씀드리는 게 저다운 거더라고요. 아프고 바닥도 쳤지만, 원래의 제 자신으로 돌아오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비난과 뾰족한 화살이 꽂히는 순간에 당연한 건 없다는 걸 느꼈죠. 그래서 더 열심히 연기했고, 이런 기회(인터뷰)가 만들어져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는 재차 “모두가 힘든 시기에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죄송하다”면서도 ‘참고인 조사’만을 받았을 뿐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실수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한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그 이후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만약에 제가 조금이라도 더 잘못한 게 있었다면, 다른 조치가 더 있지 않았을까요? 다시는 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 겁니다.”

● “인생 2회차 강지원처럼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힘든 시기에 만난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그에게 의미가 남달랐다.

박민영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건강하고 통쾌한 사람”으로 2회차 인생을 살아가는 강지원 역할을 통해 “저도 그렇게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했다”고 고백했다.

박민영이 연기한 강지원은 위암 판정을 받는다. 이후 남편 박민환(이이경)과 절친 정수민(송하윤)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다.

10년 전 과거로 돌아간 강지원은 인생을 바로잡을 두 번째 기회를 얻는다. 참고 견디는 삶에 익숙했지만, 두 번째 인생에서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주체적인 인물로 거듭난다. 드라마는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 이들을 향한 통쾌한 복수와 다시 한번 인생이 주어진다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합쳐지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실제 첫 방송에서 5.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드라마는 10회에서 10%를 넘겼고, 16회에서 12.0%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또한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 “악역을 하려면 이이경, 송하경처럼!”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이른바 ‘K막장의 힘’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박민영은 “찍을 때는 절대 막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매 장면 진심을 다해, 세심하게 찍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박민영은 드라마의 인기 요인에 대해 “요새 어린 친구들이 가스라이팅에 관심이 많다. 정수민 같은 친구는 빠르게 손절해야 된다는 경각심을 준 것 같다”고 했다.

또 “쇼트폼(짧은 영상)을 통해 제가 빌런들을 엎어치기하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왜 그렇게 됐는지 ‘빌드업’을 1회부터 세세하게 했다”면서 “쇼트폼을 좋아해 준 분들이 드라마로 유입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빌런으로 활약한 이이경과 송하경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민영은 “이 드라마가 그냥 쉬운 막장드라마, 킬링타임용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같이 웃고 눈물도 흘릴 수 있었던 건 그들 덕분이 아닐까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이경, 송하경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무서울 정도였어요. 제가 한 달 먼저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두 배우가 촬영 현장에 그 캐릭터가 돼서 나타났어요. 그냥 박민환과 정수민이 된 채로 오니까 촬영 흐름도 수월했죠. 이 필드에서 오래 버틴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존재감이 있거든요. 악역을 하려면 그들처럼! 그런 생각을 했죠.”

● “로맨스 없는 작품과 해외 진출”…박민영의 연기 욕심

2006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한 박민영은 2018년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시작으로 ‘그녀의 사생활'(2019년) ‘기상청 사람들:사내연애 잔혹사 편'(2022년) 등을 통해 ‘로코퀸’의 이미지가 굳어졌다. 때문에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언제나 변신하고 싶죠.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로맨스 드라마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긴 해요. 차기작을 논의하고 있는데, 현재로서 로맨스가 빠진 극을 할 거 같아요. 로맨스 없는 박민영은 어떤 모습일지 보여드리고 싶네요.”

로맨스 없는 작품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도 희망하고 있다.

박민영은 “연기를 시작할 때부터 해외에 나가는 게 꿈이었다”면서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디션도 볼 생각이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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