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에 따르면, 올해 12월31일까지 차값이 5700만원 미만인 전기차 구매시 지급되는 국비보조금을 최대 680만원에서 780만원으로 100만원 늘리기로 했다.
추가되는 보조금은 전기차 제조사가 진행하는 차량 할인에 따라 달라진다. 500만원 할인하면 추가 보조금 최대치인 100만원을, 400만원 할인의 경우 80만원, 300만원은 60만원 더 지급한다.
지침이 발표되자 현대차·기아는 올해 연말까지 전기차 할인을 제공하는 ‘EV 세일페스타’를 진행한다고 발표하며 호응했다.
EV 세일페스타를 통해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400만원 할인한다. 코나EV는 200만원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기아도 EV6 320만원, 니로EV 120만원씩 할인하기로 결정했다.
예를 들어 아이오닉5에 대한 구매 혜택은 제조사 할인 400만원, 국고보조금 780만원, 지자체별 보조금 180만(서울)~1150만원(거창) 등이다. 차값이 5410만원인 아이오닉5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를 지자체 보조금이 가장 적은 서울에서도 1360만원 할인을 받아 405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정부가 전기차 1대당 구매 보조금을 상향 조정한 것은 제도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기차 1대당 국고보조금은 2014년 최대 1400만원에서 올해 680만원까지 점진적으로 줄어왔다.
매년 1.5~2배 가량 급성장하고 있던 전기차 시장이 올해 들어 주춤하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올해 1~8월 전기승용차 판매량은 6만7654대로, 지난해 1~8월(7만1744대) 대비 6% 감소했다.
단위=만원.
판매량 부진으로 지자체별로 배정된 전기차 보조금도 여유로운 실정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전기차 보조금 소진율은 70% 수준이다. 지난 2021년 테슬라 전기차가 불티나게 팔리며 상반기가 마감하기도 전에 보조금이 동이났던 때와 분위기가 정반대다.
다만 이같은 정책이 전기차 판매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전기차 가격에 대한 소비자 기준이 달려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판매 부진은 해외 전기차 가격이 낮아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과 중국산 배터리 도입으로 ‘저렴한 전기차’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