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기둥 없는 문짝 괜찮을까?”… 제네시스 GV90 내구성·수리비 걱정 잠재운 비결

이콘밍글 조회수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사양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사양
GV90 네오룬 / 제네시스

제네시스가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 GV90의 핵심 기술인 ‘네오룬 아치 게이트’를 구현하기 위해 공작기계와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초정밀 직선운동 부품을 도어 힌지에 이식했다고 밝혔다.

테크 데이, 개발 과정 전면 공개

제네시스는 10월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GV90 테크 데이’를 열었다. 약 1,060㎡(320평) 규모의 전시 공간에 약 30명의 연구진이 참여해 차체 구조, 도어 메커니즘, 실내 패키징, 정숙성 기술의 개발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네오룬 아치 게이트’란 무엇인가

GV90의 네오룬 아치 게이트는 앞뒷문 사이의 B필러(기둥) 없이 두 문이 마주 보며 열리는 코치 도어 구조다. 제네시스는 이를 ‘세계 최초의 독립 개폐형 히든 B필러 코치 도어 SUV’라고 규정한다.

롤스로이스 등 일부 고급차에도 코치 도어가 적용돼 있지만, GV90은 SUV 차체에서 앞뒤 도어가 독립적으로 열리고, 외부에 드러나는 B필러 없이 안전 기능을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다르다.

뒷문은 단순히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두 단계를 순서대로 수행한다. 먼저 차체 바깥쪽으로 밀려난 뒤, 앞문과 간섭하지 않도록 회전한다. 이 ‘슬라이딩 후 스윙’ 동작을 하나의 장치로 구현한 것이 듀얼 모션 힌지다. 뒷문이 실내 쪽으로 먼저 움직이면 탑승 공간을 침범하거나 앞문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순서와 정밀도가 핵심이다.

제네시스 GV90 테크 데이
GV90 테크 데이에 전시된 BIW 및 플랫폼 전시물 / 현대차그룹

공작기계 부품이 자동차 문에 들어간 이유

남진우 제네시스 클로저설계팀 파트장은 “스윙과 슬라이딩을 하나로 묶어 자동으로 구현한 사례가 없어 대학교 기구학 교재를 다시 펴 보고 가구 박람회까지 찾아갔다”며 “결정적인 힌트는 자동차 밖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그 해법이 리니어 모션 가이드(linear motion guide)다. 레일과 블록 사이의 볼이 구르며 직선 운동을 돕는 이 부품은 미끄럼 마찰 대신 구름 마찰을 이용해 무거운 하중을 정밀하고 부드럽게 이동시킨다. 주로 공작기계와 산업용 로봇의 위치 제어 장치에 쓰이던 초정밀 이송 부품이다.

GV90의 리어 도어 무게는 약 70kg에 달한다. 일반 힌지만으로는 이 무게를 반복 개폐하는 과정에서 처짐, 유격, 진동이 커질 수 있다. 제네시스는 공작기계 수준의 위치 정밀도와 하중 지지 능력을 도어 메커니즘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사라진 B필러, 기능은 어디로 갔나

B필러는 앞뒤 문 사이 기둥으로, 측면 충돌 대응, 지붕 강성 유지, 앞뒤 도어의 차체 고정, 차체 비틀림 억제 등 복합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GV90은 이 기능을 한 부위에 집중시키는 대신 차체 골격과 도어 내부로 분산했다.

도어 개구부 주변에는 히든 롤케이지 구조를 적용해 차체를 단단하게 연결했다. A필러부터 루프까지는 길이 2.5m의 고강도 스틸 튜브를 삽입했고, 각 도어 내부에는 B필러 역할을 하는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을 배치했다. 문 상·하단에는 각각 래치를 설치했으며, 래치 체결부는 충돌 하중을 견디도록 보강하고 튜브와 필러 접합부에는 구조용 폼을 적용했다. 차체 알루미늄 경량재 비중은 72%다.

제네시스는 GV90 네오룬이 지붕을 위에서 누르는 자체 시험에서 14톤포스(tf) 이상의 하중을 견뎠고, 시속 60km 측면 직각 충돌 시험에서 최소 320mm의 탑승객 생존 공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GV90 테크 데이
GV90 네오룬의 BIW / 현대차그룹

플래그십 전용 ‘eMP 플랫폼’ 첫 적용

GV90에는 플래그십 전용 eMP(Electric Mobility Prime) 플랫폼이 처음 적용됐다. 제네시스는 실내 바닥을 완전히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부품 배치를 전면 재설계했다.

기존에 바닥 아래에 있던 통합 충전 제어 장치(ICCU)와 대시보드 속 공조 장치를 차량 앞쪽 PE룸으로 이동시켰다. 2열 시트 레일은 카펫 아래 차체 내부에 배치해 1·2열을 연결하는 심리스 풀 플랫 플로어를 구현했다. 후방에는 고출력 모터, 서스펜션, 후륜 조향 장치를 위아래로 쌓는 3차원 PE 모듈 구조를 적용해 승객 공간을 확보했다.

소음 40% 줄인 소프트웨어 제어

전기모터 소음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줄였다. 모터 입력 전류에 소음 유발 성분과 반대 위상의 전류를 주입해 진동을 일으키는 가진력을 최대 40% 저감했다. 추가로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 현대차그룹 최초 양산 적용 모노튜브형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 전·후륜 좌우 구동력을 조절하는 듀얼 e-LSD도 탑재됐다. 경쟁 차종 대비 안티 리프트 성능은 19.5% 향상됐으며, 독일 아우토반에서 시속 240km 주행 평가를 진행했다.

루프 에어백은 전개 거리 1,400mm, 전개 시간 0.08초로 설계됐으며, 실차 40대와 단품 300회 이상의 검증을 거쳤다.

안세진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상무는 “장인이 오랜 시간 집중해 달항아리를 빚듯 GV90에는 수많은 개발진의 시간과 노력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GV90이 자동차 업계 밖에서 찾아낸 해법이 럭셔리 전기 SUV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인지, 아니면 정밀 구조의 유지 비용과 장기 내구성이 과제로 떠오를 것인지는 독립 충돌평가 결과와 실제 고객 경험이 판가름할 전망이다.

+1
0
+1
0
+1
0
+1
0
+1
0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