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망했다더니… 인천항, 뜻밖의 ‘이것’으로 수출 대박 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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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들어 인천항의 자동차 수출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러시아·중앙아시아 시장 봉쇄, 호르무즈 해협 위기, 평택항 포화라는 세 가지 충격이 겹치면서 오랫동안 인천항을 먹여 살리던 중고차 수출은 쪼그라들고, 신차와 환적 화물이 그 빈자리를 채우는 구조적 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1~8월 중고차 24.8% 급감…전체 물동량 9% 뒷걸음
23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2026년 1~8월 인천항 자동차 물동량(신차·중고차·환적 합계)은 54만7천 대로, 2025년 같은 기간(60만1천 대)보다 9% 줄었다. 감소의 핵심 원인은 중고차 수출의 급격한 위축이다. 같은 기간 인천항 중고차 물동량은 33만1천 대로 전년 동기(44만 대)보다 무려 24.8% 감소했다. 중고차는 그동안 인천항 자동차 물동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온 핵심 품목이었다.
인천항의 국내 중고차 물동량 점유율 하락세도 심상치 않다. 2021년 87.7%에 달하던 비중은 2025년 71.1%까지 떨어진 데 이어, 2026년 감소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추가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항 중고차 수출에서 키르기스스탄·러시아 등 중앙아시아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중앙아시아 중고차 시장의 허브인 키르기스스탄과 큰 수요처인 러시아 쪽 판로가 사실상 막혔다”며 “러시아가 자국 신차 산업 육성과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중고차 수입 규제를 본격화하고 세금을 대폭 올렸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중동도 막혔다

러시아·중앙아시아 루트 봉쇄와 동시에 중동발 악재도 겹쳤다. IPA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물류비가 크게 올랐고, 중동 국가들의 규제가 까다로워졌다”고 밝혔다. 중동은 한국 중고차의 또 다른 주요 수요처였지만, 해협 봉쇄로 해상 운임과 보험료가 동반 상승한 데다 수입국들이 환경·안보를 이유로 중고차 통관 기준을 높이면서 수출 채널이 빠르게 좁아졌다.
IPA는 알바니아 등 동유럽 시장의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며 상쇄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항만공사는 별도 세미나를 통해 중고차 수출 기업의 대체 시장 발굴과 통관 애로 해소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신차 19.8% 증가, 환적은 153.7% 폭증
중고차 부진 속에서도 신차와 환적 물동량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2026년 1~8월 인천항 신차 물동량은 17만2천 대로 전년 동기(14만4천 대)보다 19.8% 늘었다. 완성차 업계 휴가철인 8월에도 한국지엠(GM) 등의 미국 소형 SUV 수출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영향이 컸다. IPA 관계자는 “미국 수출을 위한 생산 계획 자체가 늘어난 만큼 당분간 현재의 신차 물동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환적 물동량의 폭발적 증가다. 같은 기간 인천항 환적 물동량은 4만3천 대로, 전년(1만7천 대)보다 153.7%나 급증했다. 기아 등 주요 완성차 수출 기지인 평택항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미국·유럽·대양주 향 물량 일부가 인천항으로 분산된 결과다. IPA는 평택항 적체가 해소되지 않는 한 올해 말까지 환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