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글로벌 외식 브랜드 각축장에 펼쳐진 ‘내공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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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각의 중식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신논현 상권, 흔히 교보타워 사거리라 불리는 일대는 주중과 주말의 영향이 없는 강남 상권의 중심이다. 다양한 오피스 수요층은 물론 젊은 층의 유동 인구가 많아 외식 업계에서 새로운 브랜드의 시장 반응을 확인하기 적합한 테스트 베드다. 강남역에서부터 신논현역까지 이어지는 일대에 신규 브랜드 매장을 론칭하는 것은 이미 업계의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진다.

식상한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아닌 이 거대한 상권에서 맛으로 정면 승부하며 판정승을 거둔 공간들은 전국구 맛집으로 손꼽힌다. 궁극의 미식을 선사하는 파인 다이닝부터 소박한 밥집, 베이커리, 주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외식 트렌드 선구자들이 이끄는 신논현역 인근 골목길을 찾아가 봤다.

◆홍보각

홍보각 내부 인테리어. /사진=다이어리알

최근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의 홍보각이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로 이전 오픈을 알리며 화제다.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은 최근 시설 및 서비스 개선 작업을 거쳐 5성으로 승급했는데 품격에 걸맞은 식음 업장으로 홍보각을 품으며 그 기반을 공고히 했다.

여 셰프는 현 세계 중국요리 연합회 부회장, 한국 중식 연맹 회장을 겸하고 있는 중식계 거두로 수많은 매체를 통해 얼굴을 알려왔다. 홍보각 외에 광화문 ‘루이키친’, 부산 기장 ‘셰프 뮤지엄 루이키친’을 이끌며 폭넓은 중식의 맛을 선사하고 있는데 중식 파인 다이닝 홍보각은 그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기에 의미가 남다른 공간이다.

홍보각에서 선보이는 요리는 정통 중식으로 특히 어느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북경, 광동, 사천 등 다양한 지역의 중화요리를 아울러 대를 이어 전수된 세월의 격이 느껴지는 깊이 있는 요리를 지향한다. 광활한 스펙트럼의 요리 구성은 여 셰프의 풍부한 요리 경험과 내공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한알탕수육(왼쪽부터), 모자새우, 고법불도장. /사진=다이어리알

기존 여 셰프의 매장과 차별되는 점은 트렌드에 걸맞게 최고의 중국 명주는 물론 요리와 절묘한 페어링을 선사하는 폭넓은 와인 리스트를 갖췄다는 점이다. 홍보각을 이끄는 셰프진들은 장충동 시절부터 10년 이상 여 셰프와 호흡을 맞춰오며 실력을 갈고닦아온 멤버들로 구성돼 언제 방문하더라도 안정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도 이곳의 자랑이다.

홍보각의 시그니처 메뉴는 방송에서도 여러 번 언급한 여 셰프의 대표 메뉴인 ‘모자새우’를 꼽는다. 큰 새우가 작은 새우를 품고 있다 하여 어미 모(母), 아들 자(子)를 합친 이름이 붙여졌다. 큰 새우를 가른 속에 작은 새우와 돼지고기 안심을 함께 다져 넣어 튀긴 요리로 간장 소스를 곁들여 낸다. 바삭한 튀김 옷 속에 새우의 육즙과 열기를 가둬 탱글탱글한 식감과 소스의 감칠맛이 어우러진 메뉴로 최상급 재료로 만든 ‘원조의 맛’을 경험할 수 있으니 반드시 맛보길 권한다.

호텔 중식의 정수를 느껴보고 싶다면 ‘고법 불도장’을 추천한다. 불도장(佛跳牆)은 여 셰프를 상징하는 요리이기도 한데 맛에 반한 스님이 절 담장을 뛰어넘는다는 의미처럼 갖가지 진귀한 재료와 요리 내공이 필요한 중국의 대표 보양식이다. 홍보각의 고법불도장 역시 상어 지느러미, 전복, 송이, 해삼 등 12가지 이상의 재료들을 10시간 이상 푹 고아 만드는 정성부터 남다른 메뉴로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특징이다. 코끝을 감싸는 깊은 향과 함께 따뜻한 기운이 온몸 구석구석 스며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어 여름철 스태미나 보충을 위해 일부러 찾는 고객들이 홍보각의 문턱을 바쁘게 넘는다.

‘한 알 탕수육’도 빠지면 섭섭하다. 남녀노소 중식당에서 찾는 국민 요리인 탕수육은 그만큼 맛의 기준치가 높은데 이곳의 탕수육은 일반적인 탕수육과 달리 한입 크기로 썰어 보다 바삭하며 새콤달콤한 소스의 맛이 튀김에 쏙 배어들 수 있도록 빠르게 볶아 제공한다. 식감으로는 국내 쟁쟁한 중식당에서도 손꼽히는 탕수육 맛집이다. 코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도 단품으로 추가 주문하는 고객들도 상당수다.

공간 역시 음식의 위엄과 결을 달리한다. 고급스러운 소재를 적절히 매칭해 붉은 톤이 통일감을 주도록 했으며 어떤 자리도 의미 있게 채워줄 수 있는 격식과 스토리를 갖췄다.

◆미타우동비스트로

미타우동비스트로의 대표 메뉴. /사진=다이어리알

얼큰하게 술 한 잔과 요리를 곁들이고 면으로 마무리하는 완벽한 ‘선주후면’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 한·중·일식, 태국식 등 다양한 아시안 기반의 메뉴들을 산지 식재료 유통업을 겸한 대표가 선보여 원물의 퀄리티가 남다르다. 셰프의 주전공인 중식 기반의 샤오기, 난자완스 등의 메뉴는 물론 한우 스지찜과 홍소 가리비찜 등 식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요리를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 늦은 저녁이라면 미타우동의 시그니처 우동으로 마무리할 것을 추천한다.

◆혜장국

혜장국의 육개장. /사진=다이어리알

‘시원스럽다’는 의미의 혜를 붙인 국밥을 의미하는 혜장국은 투뿔 한우의 진한 육향과 대파, 무, 마늘로 끓여 낸 한우 육개장 전문점. 대구식 육개장을 모티브로 한 이곳의 국밥은 특유의 구수한 국물에 넉넉한 고기의 양과 채소의 시원하고 달큰한 맛, 고추기름의 칼칼한 양념이 어우러져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고기 품질에 집중한 만큼 한우 수육과 전골, 육회 메뉴도 인기로 와인은 2병까지 콜키지 프리이며 소주부터 위스키까지 다양한 주류 리스트도 갖춘 술꾼들의 성지다.

◆꼼다뷔뛰드

꼼다뷔뛰드의 인기 빵. /사진=다이어리알

오픈런 빵집으로 유명한 신논현의 베이커리로 샌드위치, 비에누아즈리, 구움 과자, 갸토류까지 스펙트럼은 넓지만 콤팩트한 리스트의 베이커리를 완성도 높게 선보인다. 원하는 품목을 구매하려면 오픈 전 미리 열리는 웨이팅 리스트를 일찌감치 등록하는 것이 좋다. 프랑스 바게트에 피망잼, 치즈, 루콜라를 넣은 그릴 샌드위치는 매장에서 바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계절과 트렌드에 따라 재료를 달리하는 구움 과자, 타르트도 반드시 맛봐야 할 메뉴로 경쟁이 치열한 만큼 매장에서 나오는 손님들의 양손은 항상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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