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반했다” 100대 명산 중에서도 예쁜 가을 명산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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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명산을 고를 때 사진만 보면 곤란합니다. 저 단풍 아래까지 얼마나 걸어야 하는지, 돌아오는 길에 다리가 버텨줄지는 사진에 안 나오거든요. 그렇다고 힘든 산이 늘 더 근사한 것도 아닙니다. 계곡만 걸어도 충분한 산이 있고, 능선에 올라야 비로소 제 모습을 내주는 산도 있죠. 단풍 색보다 산마다 다른 재미를 따라 다섯 곳을 골랐습니다.
설악산

설악산 단풍. 말이 필요 없는 전국구 1위 가을명산입니다. 최고봉 대청봉은 해발 약 1,708m. 하지만 첫 방문부터 정상에 도전할 필요는 없습니다. 천불동계곡 쪽으로 걸으면 암봉과 계곡, 단풍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비선대를 지나 깊이 들어갈수록 산행 부담도 커지니 돌아설 지점을 먼저 정해두세요. 통상 높은 곳부터 물드는 9월 말 이후, 단풍이 차츰 아래로 내려옵니다. 같은 설악산이라도 능선과 계곡의 가을은 날짜가 다릅니다.
지리산

지리산 피아골에는 삼홍소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산이 붉고, 물이 붉고, 그 사이에 선 사람까지 붉게 물든다는 뜻입니다. 단풍을 올려다보다가 물에 비친 색까지 보게 되는 곳이죠.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은 해발 약 1,915m지만, 피아골 단풍 여행은 정상 등반과 별개로 잡을 수 있습니다.
직전마을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는 동선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숲길 안쪽으로 갈수록 돌길과 오르막이 이어져 신발은 제대로 갖추는 편이 좋습니다. 대체로 10월 하순부터 11월 초가 관람 후보 시기입니다. 이런 계곡 산행을 통해 가을 명산을 즐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주왕산

경북 청송의 주왕산. 역시 말이 필요 없는 기이한 단풍 풍경을 보여줍니다. 대전사 뒤로 솟은 기암이 먼저 시선을 잡고, 용추협곡으로 들어가면 양옆 암벽이 길을 좁혀옵니다. 단풍 사이로 바위를 보는지, 바위 사이로 단풍을 보는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주봉 높이는 약 721m. 가을 풍경이 목적이라면 정상 코스 대신 대전사에서 용추폭포 방향으로 이어지는 계곡길을 고려해보세요.
이 일대는 화산재가 굳은 응회암이 오랜 세월 깎이며 만들어진 지형입니다. 거대한 바위벽에도 나름의 출생 사연이 있는 겁니다. 단풍은 보통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입니다. 계곡길에도 계단과 젖은 구간이 있으니 평지 산책처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을겁니다.
천관산

단풍을 세 번 봤으니 이번에는 색을 바꿔보죠. 전남 장흥 천관산은 은빛 억새 뒤로 남해의 섬들이 겹쳐지는 산입니다. 정상 연대봉은 해발 약 723m이고, 정상부 억새 능선은 약 130만㎡ 규모입니다. 환희대에서 연대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기암과 억새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뾰족한 바위들이 솟은 모습에서 하늘의 관이라는 이름도 붙었습니다. 억새 산행은 대체로 10월을 중심으로 잡으면 좋습니다. 다만 바다 조망은 날씨에 달렸습니다. 가을 명산 중 천관산을 고른다면 방문 날짜만큼 가시거리도 살펴보세요.
내장산

전북 정읍 내장산은 산행 실력이 다른 일행끼리 가기 좋습니다. 체력에따라 우화정과 내장사 주변에서 단풍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최고봉 신선봉은 해발 약 763m. 아홉 봉우리가 둘러선 산세와 별개로, 산 아래에서는 연못에 비친 단풍과 사찰로 이어지는 길이 중심입니다.
부모님과 함께라면 정상 욕심을 내려놓고 이 구간에 시간을 쓰는 편이 낫겠습니다. 평년에는 10월 하순부터 11월 초가 주요 관람 시기입니다. 늦가을 주말에는 단풍보다 주차 줄을 먼저 만나기 쉬우니, 오전 도착을 목표로 움직이세요.
다섯 산을 전부 정상까지 오를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가을 명산 여행에서는 보고 싶은 장면 하나부터 정해보세요. 바위 사이 단풍인지, 물에 비친 숲인지, 바다를 등진 억새인지. 그다음에 내 체력에 맞는 길을 고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