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하고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입맛이 뚝 떨어진다. 이럴 땐 삼겹살이나 목살처럼 기름기 있는 고기가 당긴다. 예전에는 돼지고기가 기름지고 열량이 많다는 이유로 몸에 좋지 않다고 여겨진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기름이 많다고 무조건 피하던 시대는 지났고, 어떤 기름인지, 어떤 방식으로 먹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돼지고기를 채소와 함께 먹는 한국식 식탁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상추, 깻잎, 배추 같은 섬유질 많은 채소에 고기를 싸 먹는 방식은 고기만 따로 먹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덜하다. 이렇게 먹는 식습관은 해외에서도 가장 균형 있게 먹는 예로 자주 언급된다.
무엇보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무조건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어떤 지방이 들어 있는지를 따져보면, 우리가 흔히 건강식이라고 생각하는 고구마나 토마토보다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다. 한 국제 식품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돼지고기 지방은 100점 만점 기준으로 73점을 받았다. 고구마는 65점, 토마토는 61점이었다. 기름기가 많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니라는 얘기다.
돼지고기 지방, 왜 주목받는가

지방이라도 종류에 따라 체내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돼지고기 지방에는 단일불포화지방산과 다가불포화지방산이 적절히 포함돼 있다. 이 지방산들은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LDL 수치를 조절하는 데 긍정적이다. 특히 올리브유에 들어 있는 올레산과 유사한 구조의 지방산이 포함돼 있어 심혈관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돼지고기에는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 B군, 셀레늄, 아연, 철분 같은 미량 성분도 많다. 이런 성분들은 피로가 쌓였을 때 회복을 돕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는 데도 쓰인다. 특히 셀레늄은 몸속 산화를 막는 데 필요하고, 티아민과 니아신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에 작용해 여름철 기력이 떨어질 때 잘 맞는다.
돼지고기에는 콜라겐이 들어 있다. 껍데기 부위에 많으며, 피부가 갈라지거나 상처가 생겼을 때 회복을 돕는 성분이다.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주름이 늘 수 있는데,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데도 쓰인다. 콜라겐이 몸에서 제대로 쓰이려면 비타민 C 같은 성분과 함께 먹는 게 좋다.
한국식 상차림, 이상적인 식단 모델로

최근 해외 영양학계에서는 육류를 ‘곁들여 먹는 음식의 조합’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육류를 함께 먹는 식단이 혈중 지질 개선, 장 건강, 대사 부담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유럽영양학회(ESN)는 실험군을 대상으로 육류 단독 식사 vs. 채소와 함께 섭취한 식사를 비교한 결과, 채소를 함께 먹은 그룹에서 총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유의하게 낮았고 식후 포만감 지속 시간도 길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양파, 마늘, 상추처럼 섬유질과 항산화 성분이 많은 채소는 고기 지방 흡수를 늦추고, 소화 과정을 더 수월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이미 그러한 식문화가 있다. 쌈 채소, 생마늘, 파절이, 김치 등 채소 기반 반찬은 돼지고기의 지방 흡수를 완만하게 하고 소화 과정에서 균형을 유지한다. 여기에 된장찌개나 나물 반찬은 장내 유익균 활동을 돕고, 식이섬유 섭취량을 자연스럽게 높여준다.
최근엔 프랑스 식품과학자들이 세계 식문화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한국식 삼겹살 상차림을 ‘균형 잡힌 지방 섭취 구조’로 소개하기도 했다. 고기만 강조된 서구식 그릴 요리와 달리 채소, 발효식품, 잡곡밥 등이 포함된 점이 차별점으로 꼽혔다.
이런 구조는 건강뿐 아니라 식사의 만족도도 높인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골고루 들어간 구성은 포만감을 주고 과식도 억제한다. 그만큼 영양학적으로도 이상적이다.
‘무조건 나쁘다’는 시대는 끝났다

과거에는 단순히 칼로리와 포화지방 기준으로 식품을 구분해 ‘피해야 할 고기’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제는 음식의 성분 질과 조합, 섭취 방식이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지방이라도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을 구분하고, 자연식 재료에 포함된 지방은 식단 전체를 살펴봐야 한다.
돼지고기 또한 마찬가지다. 채소와 곁들이고 된장찌개처럼 발효식품을 함께 먹는 방식이라면 영양학적으로 충분히 권장될 수 있다. 특히 등심이나 앞다리살은 지방 비율이 낮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적합하다. 조리법만 바꿔도 식단이 된다.
- ‘보온병’에 계란을 넣어보세요… 지금껏 몰랐던 신세계가 열립니다
- “시력은 돌아오지 않는다…” 안과 의사들이 꼭 챙겨 먹는다는 음식 4가지
- 올여름 전기세 걱정 뚝… 에어컨 ‘이것’만 확인하면 요금 대폭 줄어듭니다
- 1kg에 3만 원까지… 눈에 보이면 바로 캐야 하는 최고급 ‘한국 식물’
- ‘생방송 투데이’ 제육볶음 맛집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