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귀찮을 땐 족욕 어때’ 건강 지키는 서울 족욕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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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한파로 외출이 점점 귀찮아진다. ‘이럴 땐 뜨뜻하게 지져야지’하며 온천이나 찜질방 행을 계획하다가도, ‘지짐’ 전후로 찬 공기에 와들거릴 것 같아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이불 속에만 있긴 아까운 겨울 휴일. 발만 ‘쏙’ 꺼내면 되는 족욕이 딱 괜찮은 선택 아닐까. 족욕은 혈액순환 개선, 관절과 근육 이완에 효과적이며, 하지 부종과 스트레스, 피로를 감소시키는 등의 효능이 있다. 서울 시내 족욕 카페 3곳을 소개한다.

1. 편백나무 욕조에 유황온천수…한방 족욕 카페 ‘본초쌍화’

서울 도심 속에서 유황온천수가 나온다니. 금시초문이었지만 사실이었다. 광진구 자양동의 ‘본초쌍화’는 지하 1040m에서 올라오는 천연 유황온천수 물에 발을 담그며 힐링할 수 있는 한방 족욕 카페다.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서 영업해 온 ‘우리유황온천’과 물을 공유해 사용한다. 유황온천수는 해독‧살균‧항알레르기 작용으로 만성 피부염에 효과적이며 당뇨병‧부인병‧만성기관지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성산소 제거 효과도 있다고 전해진다.

본초쌍화는 15종의 한약재를 우려 건강한 향이 물씬 나는 쌍화차와 팥양갱, 백년초 다식, 용안육을 포함한 다과상까지 함께 제공한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유황온천수를 ‘천연항균제’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욕조에 채워 알맞게 온도를 맞추고 세족장에서 씻은 발을 담그면 된다. 보글보글 물에 거품이 나는 월풀 스파도 빠뜨릴 수 없다. 족욕을 마치고 바를 풋크림도 갖췄다.

본초쌍화는 데이트하러 온 커플이 주로 찾는다. 자녀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 손님도 많이 온다. 중장년층이 친구들끼리 족욕하며 수다를 떨러 방문하기도 한다.

은은한 조명 아래, 발을 통해 열기가 온몸에 기분 좋게 퍼지는 것을 느끼며 한방차를 홀짝이면 ‘천국도’가 따로 없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든, 사랑하는 이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이용하든, 어떻게 와도 좋은 곳이다. 쌍화차가 안 맞는 이들을 위해서는 커피, 차, 스무디 등 다양한 음료가 준비돼 있다. 빵과 건강죽까지 있으니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도 안성맞춤이다. 매대에선 말린 과일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색 데이트 코스, 힐링 가족 모임 장소로 추천한다.

2. ‘마시는 화장품’ 주는 ‘우주연해독연구소 by 휴족시간’

종로3가에 자리한 ‘우주연해독연구소 by 휴족시간’은 우주연한의원과 족욕기 브랜드 ‘수앙휴족시간’이 협업해 운영하는 공간이다. 매장에 방문하면 우선 ‘마시는 화장품’이라는 해독차 ‘청일수’를 제공하고, 개인 맞춤형 아로마 오일을 관자놀이와 목 뒤에 발라준다. 첫 방문 시에는 보통 오렌지, 라벤더, 페퍼민트를 섞은 오일을 사용한다. 이곳은 식용이 가능한 등급의 아로마 오일을 갖췄다.

이어서 소금기가 있는 39도~41도의 물이 족욕기에 채워지면 발을 넣는다. 붉은빛 원적외선이 발을 비추고, 족욕기 중간의 기계가 물속 이온과 반응하면 거품이 일며 물 색깔이 점차 황갈색으로 변하는데, 이것이 나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고 한다. 자리 옆에 있는 색상표를 참고하면 피지선이 없는 발의 땀구멍에서 삼투압 작용을 통해 어떤 독소가 나왔는지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우주연해독연구소 측 설명이다.

우리 몸의 림프관이 예민한 까닭에 자세가 조금만 틀어져도 독소 배출에 방해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자세 교정용 밴드를 허벅지에 감아 고정을 도와준다.

30분간 거품이 충분히 나오면 직원이 직접 색을 보며 설명도 해준다. 기자의 경우 어릴 적부터 허리디스크로 고생했는데, 처음부터 ‘척추가 안 좋지 않냐’는 말을 들어 깜짝 놀랐다. 자세한 성능이나 효능에 대해선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한방차와 아로마테라피를 즐기며 따뜻하게 발 담글 겸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이다.

우주연해독연구소 by 휴족시간은 40~50대 여성들이 주로 방문한다. 20대 후반~30대 커플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 한의원이 연계돼 있어 한의원 진료 후 족욕을 하러 오는 손님도 많다.

이곳 직원은 아로마테라피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해준다. 가끔 타로카드도 뽑을 수 있다고 하니 기대를 품고 다채로운 콘텐츠가 마련된 이곳으로 향해보자. 종로의 여러 고궁을 걷고 나서 들르면 제격이다.

3. 잠실 송리단길 힐링 명소 ‘디톡스족욕카페나아만’

이미 경쟁이 치열해진 ‘ㅇ리단길’ 중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송파구 ‘송리단길’. 이곳에도 몸을 녹이며 차 한잔하기 좋은 족욕 카페가 있다. 꽃과 식물이 가득해 자연의 느낌이 물씬 나는 카페에서 부드러운 재즈를 들으며 족욕기에 발을 넣으면 ‘아늑함 그 자체’인 곳이다. 단체 손님이 오면 모여서 앉을 수 있어 ‘힐링 모임’도 가능하다.

디톡스족욕카페나아만은 직접 재배한 강화도산 작두콩 차를 비롯해 우엉차, 생강차와 핸드드립 커피를 제공한다. 농약을 쓰지 않은 제품이라고 한다. 이곳의 차는 조금 독특한 용기에 담겨 나온다. 찻물이 용기 아래쪽에서 내려와 기울일 필요가 없다. 늘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도록 전열 기능도 있다. 스페셜티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도 제공한다.

이곳 역시 소금물에 발을 담가 발에서 나온 독소를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중간중간 알맞은 염도를 맞추기 위해 주인이 체크하며 소금물을 보충해 준다. 원적외선이 켜진 족욕기에 발을 넣으면, 복사뼈 근처 ‘삼음교(三阴交)’라는 중요한 혈 자리를 자극해 노폐물과 독소가 나온다고 한다. 기계의 전기분해로 이온화된 수소가 발바닥 땀구멍에서 나오는 노폐물과 화학 반응을 보이며 물 색깔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디톡스족욕카페나아만의 주장이다. 독소 배출을 위해선 자세 유지가 중요해 골반 교정용 밴드로 무릎을 고정해야 한다.

족욕을 마치면 물로 발을 헹궈주며, 따로 한 번 더 씻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향이 좋은 세정제를 사용해 기분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다.

디톡스족욕카페나아만은 데이트코스로 유명한 송리단길에 자리해 커플 손님이 많이 찾는다. 석촌호수 걷기 전, 후로 족욕을 하러 온다고 한다. 취재 중에도 한 커플이 와 족욕을 하고 갔다. 가게 내부 장식과 음악이 분위기 있는 것도 커플 손님들의 인기를 끈 요인으로 보인다. 송리단길을 들른다면 일정 중간에 들러보자. 송파구 구민이면 할인해 주는 행사도 진행하니 송파구민이라면 더욱 관심을 가질만하다.

족욕은 겨드랑이에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몸이 따뜻해질 때까지 하는 게 좋다. 땀이 나기에 족욕 전 수분을 보충해 주면 좋다. 족욕 중 발바닥끼리 비비는 등 자극을 주는 것도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발가락, 발목의 스트레칭이나 근력강화운동의 병행도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식전 혹은 음주 후, 식후 30분 동안은 족욕을 삼가는 것이 좋다. 발에 상처가 있다면 감염 위험을 유의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노약자인 경우에도 주의하는 것이 좋다. 당뇨가 있다면 뜨거움을 잘 느끼지 못해 저온화상을 조심해야 한다.

글=유준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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