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캠핑의 계절”, 서울 근교에서 즐기는 감성 차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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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주위가 초록색으로 물든 요즘 본격적인 야외 나들이 시즌이 시작됐다.

특히나 여름‘캠핑의 계절’이라 불릴 만큼 바깥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기다.

날씨가 좋아지면 캠핑의 일종인 차박⸱차크닉의 인기도 급증한다. ‘차크닉’‘차’와 ‘피크닉(picnic)’의 합성어로 차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것이다. 복잡한 관광지보다는 한적한 곳에서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이 많아졌고, 값비싼 숙박비 영향도 있다. 특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따듯해지는 여름이 되면, 캠핑족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추운 겨울은 보온을 위한 물품들이 많이 필요하지만 겨울에는 차량이 준비되면 적합한 장소를 찾고 간단한 캠핑 도구를 챙겨서 떠나면 되기 때문이다.

차박과 차크닉을 즐기기 위해서는 즐길 수 있는 차량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캠핑을 자주 즐기지는 않는 사람들은 선뜻 캠핑카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고, 캠핑카를 빌리려 직접 업체에 방문하는 수고스러운 일을 겪어야 했다. 이제 캠핑카를 소유하지 않아도 차박과 차크닉을 즐길 수 있다는 희소식이 있다.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 카셰어링 회사인 ‘쏘카(SOCAR)’에서 캠핑카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대차 스타리아와 기아 레이 2종을 차박이 가능하도록 개조해서 제공한다.

쏘카로 캠핑카 대여를?”⸱⸱⸱눈 떠보니 캠핑카가 집 앞에

쏘카 캠핑카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부름 왕복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평소 쏘카를 이용할 때에는 정해진 ‘쏘카 존’에서 빌리고 반납하는 시스템이지만 캠핑카 대여 서비스는 쏘카의 부름 왕복 서비스로 이용이 가능하다. 차박이나 차크닉을 즐기려는 고객은 짐이 많거나 함께 이동하는 사람이 많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쏘카 측에서 차량을 원하는 장소에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인천, 수원, 김포, 파주, 용인, 고양, 부천, 광명, 과천, 안양, 군포, 성남, 시흥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캠핑카 부름 왕복 서비스는 쏘카 앱의 ‘여기로 부르기’ 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쏘카 앱을 통해 이용 시간과 대여 및 반납 장소를 설정하면 된다. 쏘카 캠핑카는 24시간 이상 이용 시에 예약 가능하니 참고하자.

직접 시승해본 레이 캠핑카는 차박⸱차크닉을 즐기기에 다양한 기능과 시설을 갖췄다. 기아의 레이 캠핑카는 차크닉은 물론이고 차박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2열 슬라이드 도어를 열고 조수석 앞문을 개방하면 작은 캠핑카로 변신한다. 차량 루프에는 성인 여자 기준 2인 취침이 가능한 개방형 텐트가 설치돼 있고, 실내 시트도 평탄화 작업을 통해 2인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총 4명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에서 난방 시스템과 전기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무시동 히터 옵션도 있어 하루 종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쏘카에서 캠핑카를 대여해 전망 좋은 곳에서 캠핑의 낭만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차에서 잠을 자도 좋고, 당일로 차크닉을 즐긴 후에 잠은 숙소나 집에서 자도 좋다. 차박에 비해 차크닉은 비교적 간단하고 부담감이 적어 쉽게 입문할 수 있기 때문에 캠핑 초보자들에게 추천한다. 비록 당일로 즐기는 캠핑이지만 탁 트인 전망과 맛있는 음식만 있다면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바로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서울 근교 힐링 차크닉 명소 2선

날씨도 선선해지고 야외에서 나들이를 즐기고 싶은 마음에 서울 근교의 차크닉 즐기기 좋은 두 곳에 방문해봤다. 차크닉을 할 수 있는 장소는 많지만 호수나 강이 보이는 ‘뷰 맛집’이라면 그곳이 바로 차크닉 명당이다. 차크닉의 묘미는 여유롭게 풍경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쉬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일로 즐기는 소소한 캠핑이지만 몇 가지 장비는 필요하다. 접이식 테이블, 캠핑용 의자, 차량용 매트, 아이스박스, 블루투스 스피커, 감성 램프를 챙겼다면 편안하게 힐링할 수 있는 차크닉 준비 완료다.

먼저 가 본 곳은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미사경정공원’이다. 3000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과 드넓은 잔디가 깔린 이곳은 이미 잘 알려진 차크닉 명소다. 주차장이 워낙 넓고 주차구역이라면 어디든 차크닉이 가능해 공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었다.

미사경정공원 안내도 / 사진=하남 미사경정공원 공식 홈페이지

소형 차량 주차요금은 일 최대 1만 원, 대형 차량은 일 최대 2만 원으로 주차요금이 저렴한 편인 것도 매력적이다. 미사경정공원에서 차크닉을 하기 가장 좋은 장소인 4,5번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양옆으로 나무들이 줄 서 있고, 드넓은 주차장에 들어서면 광활한 조정경기장과 자전거 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음식 배달도 가능하다. 주차한 장소를 말하면 배달이 가능한 근처 맛집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시킬 수 있다. 넓은 잔디 주차장 원하는 곳에 차를 세워두고 음식을 즐기며 ‘물멍’할 수 있다. 텐트나 타프(방수천을 뜻하는 ‘타폴린’의 준말) 사용은 불가해 돗자리나 캠핑 테이블, 의자를 설치해 소소하게 캠핑을 즐기면 된다. 잔디밭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햇빛 없이 그늘에서 시원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잔디밭에서 보이는 수상스키와 카누를 타는 모습호수 길을 따라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미사경정공원에서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륜 자전거, 사륜 자전거, 페달카트를 빌릴 수 있어 피크닉을 즐긴 후에 소화 시킬 겸 호수를 보며 자전거를 타 봐도 좋다. 미사경정공원에는 농구장, 축구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시설도 갖춰져 있어 피크닉 외에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 주말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당일 캠핑장인 ‘라까시나 이태리’다. tvN 예능 ‘바퀴달린 집’에도 방영되면서 뷰 좋은 캠핑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라까시나 이태리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힐링 피크닉과 야외 셀프 바베큐 이용 금액은 성인 1인 기준 1만 3000원이고,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정기 휴무다. 이곳은 높은 산중턱에 위치해 있어 밑으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아름답다.

호수가 보이는 캠핑존과 가장 유명한 캠핑 스폿인 ‘억새뷰 캠핑 존’이 있어 특히 가을에 방문하기 좋다. 자리는 오는 순서대로 지정할 수 있다.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잡듯, 오픈시간인 오전 11시에 맞춰 방문해 억새뷰 자리를 차지해보자. 억새뷰 캠핑 구역으로 가는 길목에는 염소 목장이 있고 매일 오후 2시에는 목장에서 염소 먹이주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그릴, 석쇠, 집기류, 참숯이 포함된 ‘바베큐 그릴 세트’ 대여가능하고, 숯과 장작을 제외한 개인 취사용품을 반입할 수 있어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호수가 한눈에 보이는 자리에서 레이 캠핑카의 루프 텐트를 펼치고 위에서 풍경을 내려다보니 한 주간의 피로가 한번에 풀리는 듯했다.

캠핑을 한 줄로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차박⸱차크닉을 갈 때 짐도 많고 자리를 완성하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릴지만 자리를 갖추고 캠핑을 시작하면 언제 힘들었냐는 듯 바로 감성에 젖을 것이다. 다만 차박과 차크닉을 즐길 때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정해진 주차구역에 차를 세워야 하고, 텐트나 그늘막을 칠 수 있는 곳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불 사용이나 음식 취사가 가능한 곳인지도 사전에 알아볼 것을 추천한다.

글=구소정 여행+기자

영상=김희수 여행+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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