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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4.5조 보증대출 푼다…외담대 위험은 ‘은행’이 떠안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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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지원 대상을 지방 중소·중견기업으로 확대한다. 지방 중소·중견기업에 3년간 4조5000억원 규모의 보증부 대출을 공급하고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 제도도 손질한다. 지역 기업의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의 납품대금 회수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외담대와 관련해 판매기업에 부과하던 상환청구권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은행이 기업 부실에 따른 신용위험을 직접 떠안게 됐다. 은행권에서는 대출한도 축소나 심사 강화 등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5극3특 지역 핵심 중소·중견기업 보증부대출 평가 등급별 배점 자금안/그래픽=비즈워치

지역 중소·중견기업에 4.5조 보증대출 지원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핵심 중소·중견기업에 3년간 4조5000억원 규모의 저리 보증부 대출을 공급한다. 중소기업이 납품대금을 보다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도록 외상매출채권과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 만기를 90일에서 최대 60일로 단축하고, 판매기업에 부과하던 외담대 상환청구권도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제6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지역 중소·중견기업 보증부 대출 공급 및 외담대 제도 개선 방안을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16개 은행과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18개 기관이 참여해 지역 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보증부 대출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가 대상이다. 은행권이 신보와 기보에 3년간 3000억원을 특별출연하면 두 보증기관이 출연금의 약 15배인 4조50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을 공급하는 구조다.

지자체 공모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지자체가 성장 가능성과 지역경제 기여도 등을 고려해 핵심 기업을 추천하면 보증 심사 과정에서 우선 검토한다. 지자체는 지방비를 활용한 대출이자 지원(이차보전)에도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지원 규모는 지자체 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 배분한다. 최우수등급 3개 시·도에 각 4500억원, 우수등급과 보통등급 5개 시·도에는 각각 3500억원, 2800억원이 배정된다.

신장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보증부 대출인 만큼 일반 대출보다 금리가 낮게 적용되고, 지자체 이차보전 등이 결정되면 실질적으로 기업에 적용되는 금리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약 9000개 지역 중소·중견기업이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말까지 지자체 공모를 진행하고 내년 1월 평가를 거쳐 지원 지역을 확정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중 지역 기업에 실제 대출이 공급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은행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역 중소·중견기업 보증부 대출 실적은 2028년 평가부터 3년간 지역재투자 평가 가점에 반영한다.

상환청구권 있는 외담대 취급 현황/자료=금융위원회

납품대금 회수 빨라지지만…은행은 신용위험 부담

중소기업의 납품대금 회수 여건 개선을 위해 내년 2월부터 외상매출채권과 외담대, 상생채권 만기를 60일 이내로 단축한다. 2025년 기준 만기 60일을 초과한 외상매출채권은 116조7000억원, 외담대는 9조4000억원 규모다.

금융위는 만기 단축으로 약 117조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하고, 기업들이 연간 약 363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외담대 조기상환 시 이자 환급도 내년 1월부터 구매기업이 아닌 선취이자를 부담한 판매기업에 돌려주는 것으로 통일한다. 당국은 연간 약 83억원의 이자 환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담대 상환청구권도 2027년 1월부터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기존 상환청구권이 설정된 대출도 내년 1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거나 갱신할 때 상환청구권을 없앤다. 다만 판매기업이 명시적으로 상환청구권 부여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상환청구권은 구매기업이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은행이 대출금을 판매기업인 중소기업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그동안 은행은 구매기업의 신용도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판매기업에 상환청구권을 부과해 왔다.

금융위는 상환청구권 폐지로 2025년 기준 상환청구권이 설정된 외담대 46만3000건, 26조9000억원 규모가 제도 개선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청기업의 부실이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실제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은행의 상환청구권 행사로 협력업체 220곳에 약 310억원의 변제 의무가 발생한 바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구매기업의 부실 위험을 은행이 직접 부담하게 된다. 2025년 기준 상환청구권이 설정된 외담대는 전체 취급액의 47.8%에 해당한다. 구매기업이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판매기업에 상환을 요구할 수 있었던 기존과 달리 앞으로는 은행이 해당 신용위험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은행권에서는 이같은 구조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업 간 상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실 위험을 은행이 떠안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신용위험을 떠안는 만큼 한도를 줄이는 등 다른 방식으로 위험을 관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취지와 달리 오히려 자금조달 문턱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어 보완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은행의 신용평가 역량이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어 구매기업의 상환능력을 정밀하게 평가하면 대출 축소 없이 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판매기업이 명시적으로 희망하면 상환청구권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예외 조항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될지도 변수다. 은행권 관계자는 “구매기업의 신용도가 낮아지면 위험 회피를 위해 결국 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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