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대응 생명인데” 금융위 세종 이전에 ‘술렁’…금감원도 ‘불안’
비즈워치 조회수
금융위원회의 세종시 이전이 확정되면서 금융위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포함한 공공기관과 금융감독원의 이전도 별도 검토가 진행중이어서 이들 기관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잇따른 금융기관 해킹사고로 당국이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금융위 이전이 확정되면서 당국 간 공조를 비롯한 현장 대응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사 대부분이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긴급회의나 사고 대응을 위한 협의가 지연될 수 있어서다. 금감원 역시 이전 여부가 검토되고 있어 금융정책과 감독 간 협업 체계가 어떻게 바뀔지도 변수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금융위를 포함한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44개 기관을 세종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추진방향’을 밝혔다.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는 한편, 그간 세종과 수도권으로 양분돼 운영되던 체계에서 세종 중심 국정 운영체계로 전환하기 위함이란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6개 기관을 이전하는 데 이어 하반기 금융위와 각 부처 소속기관·자문위원회 등의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2008년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 청사 건물에서 출범 후 여의도, 중구를 거쳐 2016년 현재의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자리 잡았다. 내년 이전 시 19년 만에 서울을 떠나게 된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금융사고 대응과 금융사와의 협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속한 대응이 조직의 핵심인데 아쉽게 됐다”며 “이전 결정에 따라 내부 분위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들과 회의가 많은데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주 지원책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점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이전 확정으로 금감원의 이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이전에 따른 현장 대응력 약화와 인력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고 발생 시 신속한 검사와 대응을 위해서는 현장과 가까워야 한다”며 “지방 이전에 따른 전문인력 이탈도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행정기관이 주인 만큼 국책은행 등 공공기관과 금감원은 국무조정실에서 별도의 논의를 거쳐 4분기 중 이전 여부가 결정될 방침이다.
금감원 노조도 이전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는 정책, 금감원은 감독을 담당하는 만큼 독립적인 역할이 있다”며 “금융현장에서 멀어지면 업무 대응이 늦어지고 금융서비스 접근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도 당국과 대면 협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피로도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사 대부분이 서울에 있는 만큼 대관·협의 업무를 맡은 직원들이 세종과 서울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금융위 이전이 정부의 ‘금융수도 서울’ 구상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하균 행안부 청사관리본부장은 “금융정책은 금융시장·유관기관과의 협력뿐 아니라 관계부처 간 정책 조정도 필요한 만큼 반드시 서울에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의 대응력을 유지·강화할 수 있도록 세부 이전계획을 수립할 때 별도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경제수도 서울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도 정부 차원에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