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자사주 소각
SKT 분기배당 증액, KT 분기배당 도입까지
LGU+, 총 배당금 동결…자사주 매입·소각 無
황현식 LGU+ 대표 연임 두고 주주 성토 예상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이들의 현장 분위기가 극명하게 나뉠 전망이다. 지난달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주주환원책을 내놓은 SK텔레콤과 KT의 주총은 무난하게 마무리될 것인 반면, LG유플러스의 경우 관련 정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소액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18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26일 SK텔레콤, 28일 KT 순으로 통신 3사 주총이 진행된다.
SK텔레콤은 이번 주총에서 유영상 대표이사(CEO), SK이노베이션에서 전입한 김양섭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이성형 SK CFO 사장 겸 재무부문장을 기타비상무이사, 노미경 HSBC 아태지역 리스크 총괄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경쟁사로의 이직을 금지하거나 창업을 제한하는 경업금지 조항도 신설한다. 법정 퇴직금을 상회하는 액수의 퇴직금을 받는 임원은 경업금지 의무를 준수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법정 퇴직금을 상회하는 액수의 퇴직금을 반환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회사는 규정을 위반한 임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사 선임과 임원보수지급규정 개정을 비롯한 모든 안건들은 수월하게 통과될 전망이다. 최근 SK텔레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주주들이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2022년 1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분기마다 주당 83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오다 작년 4분기 주당 배당금을 1050원으로 깜짝 증액했다. 이로써 지난해 총 배당금은 7622억원으로 2020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다. 지난해 매입한 3000억원 규모 자사주 가운데 2000억원어치 소각도 완료했다. 발행주식총수의 1.8%에 해당한다.
실적도 우수하다. SK텔레콤은 작년 전년 대비 8.8% 성장한 1조75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7조6085억원, 1조1459억원으로 각각 1.8%, 20.9% 늘었다.
KT는 분기배당을 처음 도입한다. 작년부터 2025년까지 최소 주당 배당금은 재작년과 비슷한 1960원이다. 다만 추가적으로 271억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단행하기로 했다. 주주환원정책 기준은 별도 기준 조정당기순이익의 50%로 정했다. 총 배당가능재원 5100억원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비록 2021년에 각각 분기배당과 중간배당을 시작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도입이 늦었지만, 이익 성장과 더불어 꾸준한 주주환원 확대기조에 투자자 반응은 우호적이다.
LG유플러스 주총에는 황현식 대표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김종우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최근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경쟁사 대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LG유플러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2로, 주가가 적정 자산가치의 절반 수준인 만큼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서라도 주가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2019년부터 주당 배당금을 2022년까지 늘려왔지만 작년에는 전년과 같은 수준인 650원으로 동결했다. 2021년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매입한 자사주(1000억 규모)는 아직까지 소각하지 않고 있다.
다만 황 대표의 경영 성과는 뚜렷하다. 황 대표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813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고 이사회로부터 연임 의결까지 이끌어냈다. 그는 수십 년간 고정됐던 통신업계 점유율 판도도 흔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은 LG유플러스가 1801만6932개로, KT(1713만3388개)를 앞질렀다.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가 KT를 제친 것은 LG유플러스 창립 후 2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