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에서 여성 20명 죽이겠다” 글 올린 사람, 실제로 살인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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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역에서 여성을 살해하겠다고 예고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20대 남성 A씨가 2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검찰이 흉기난동 사건이 벌어졌던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20대 남성에 대해 실제로 살인을 위한 준비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이 11일 이모(26)씨를 살인예비, 협박,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인터넷에 올라온 모방범죄 예고 글에 대해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첫 사례란 점에서 주목을 모은다.

이씨는 지난달 24일 신림역 인근을 지나는 여성을 죽이기 위해 흉기를 구매하고 인터넷 게시판에 “수요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란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다만 대금을 결제한 뒤 흉기 주문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3월부터 약 5개월 동안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한녀’라는 표현을 사용해 약 1700개의 여성 혐오글을 인터넷에 게재했다. 혐오글 중엔 ‘죄다 묶어놓고 죽이고픔’, ‘2분이면 10마리 사냥 가능’ 등의 글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이씨가 작성한 게시글 열람자와 신림역 인근 거주자를 조사하고 이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추가 포렌식 등을 거쳐 살인예비 혐의도 추가했다.

검찰은 ▲흉기 대금을 결제한 점 ▲휴대전화로 연쇄살인마 유영철·이춘재 등의 사진을 검색한 점으로 미뤄 살인의 목적, 살인예비의 고의, 살인을 위한 준비 행위가 있었음이 명확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한녀’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범행 대상을 ‘신림역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는 2030 여성’으로 특정한 점도 살인 동기도 충분했다고 봤다.

검찰에 따르면 무직인 이씨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게임과 인터넷에 빠져 지내다 자신의 불행한 처지를 여성 탓으로 돌렸다. 이후 여성에 대한 혐오가 커져 범행을 계획했다.

서울중앙지검의 전담수사팀의 팀장인 김수민 부장검사는 이씨가 디시인사이드 남성혐오 갤러리에 있는 여성들이 신림역 살인범인 조선을 두고 ‘멋지다’ ‘당장 석방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 송치되는 ‘신림 흉기난동’ 조선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연합뉴스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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