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로 인한 배뇨장애, 줄기세포로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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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로 인한 저활동성 방광 모델에 줄기세포 주입 후 결과 분석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당뇨로 인한 저활동성 방광 모델에 줄기세포 주입 후 결과 분석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당뇨에는 여러 합병증이 따라온다. 고혈당 및 염증, 대사 이상, 혈관과 신경 손상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중 흔한 것이 ‘배뇨 장애’다. 방광 근육의 수축능력이 떨어지면서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배뇨 및 배변은 인간의 기초적인 욕구에 해당한다. 즉,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요인 중 하나다. 당뇨로 인한 배뇨 장애가 발생할 경우, 약물이나 전기 자극 등의 요법을 통해 일시적 치료는 가능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이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줄기세포를 활용해 이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난치성 질환 ‘저활동성 방광’

당뇨가 진행되면 고혈당으로 인해 혈관이 손상된다. 이로 인해 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약해지면서 신경 손상이 발생한다. 이는 감각 이상이나 운동 기능 저하와 같은 신경계 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저활동성 방광은 당뇨 환자에게서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이다. 신경 손상 등으로 인해 방광의 평활근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게 되면서, 소변 배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주요 증상은 소변 줄기 약화, 배뇨 시작 지연, 잔뇨(잔여 소변) 및 방광의 과도한 팽창 등이다. 이로 인해 요로 감염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문제는 저활동성 방광의 근본적 원인인 신경 손상을 치료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일반적으로는 환자 스스로 소변줄을 요로에 삽입해 잔뇨를 배출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는 통증이 따르는 데다 하루에도 수 차례씩 소변을 배출할 때마다 반복해야 하므로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된다. 소변줄 삽입으로 요로 손상이나 감염 위험도 따른다.

약물이나 전기 자극 등을 통해 방광의 평활근 수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그 또한 일시적인 방법일 뿐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증상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중간엽 줄기세포 투여로 회복 확인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김승후 교수,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는 함께 연구팀을 구성하고, 줄기세포를 활용해 당뇨로 인한 저활동성 방광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저활동성 방광의 근본적 원인이 신경 손상이라는 점에 착안, 방광의 신경 및 배뇨근을 재생시키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전임상 효능 평가를 실시했다. 전임상 효능 평가란 임상시험에 들어가기 전 동물모델 등을 사용해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단계다. 

연구팀은 먼저 췌장의 베타 세포를 파괴하는 약물인 스트렙토조토신(streptozotocin)을 쥐에게 저용량으로 투여함으로써 당뇨를 유발했다. 스트렙토조토신을 투여한 쥐들에게서 배뇨기능 장애가 나타난 것을 확인해 저활동성 방광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저활동성 방광이 나타난 쥐들 중 일부에게 세포치료센터와 공동 개발 중인 ‘기능성 강화 중간엽 줄기세포(이하 PFO-MSC)’를  1회 투여했다. 그 결과 PFO-MSC를 투여한 그룹에서는 배뇨기능 장애가 개선됐으며, 방광 내 염증과 배뇨근 손상도 호전됐음을 발견했다. 이 효과는 4주 이상 지속됐다.

근육 재생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

특히 방광에 이식된 PFO-MSC가 배뇨근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발견됐다. 이식된 PFO-MSC는 방광 근육 내에서 근육 단백질(a-SMA)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배뇨근 재생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세포를 분리해 단일세포분석한 결과, 근육 전구 세포, 즉 ‘근육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초 세포’로서의 분자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는 “완치가 어려운 저활동성 방광으로, 많은 당뇨 환자들이 배뇨 장애 및 일상생활 문제를 겪어왔다.”라며, “줄기세포 치료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는 “PFO-MSC는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단계의 성체 줄기세포 치료제로서, 줄기세포 기능 강화를 위한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임상 및 중개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IF=7.9)」에 최근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김승후 교수,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김승후 교수, 비뇨의학과 박주현 교수 / 출처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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