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계 학교 교토국제고, 고시엔 4강 진출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3년 만에 4강에 진출한 가운데, 일부 일본 누리꾼들의 혐한 발언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 19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야구장에서 열린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본선 8강에서 교토국제고가 나라현 대표인 지벤고교를 4-0으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에서 교토국제고는 4회 말에 2점, 5회 말에 1점, 7회 말에 1점을 각각 올리며 승리했다.
승리 뒤에는 학생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 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하는 한국어 가사의 교가를 불렀고, NHK 방송을 통해 일본 전국에 중계됐다.
학생들, 혐한과도 싸워야 해
지난 2021년 교토국제고가 고시엔에 첫 출전하면서 한국어 교가가 처음으로 울려 퍼지자 재일 동포 사회에선 “감동 받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학생들은 혐한과 싸워야 했다.
일본 우익계 일각에서는 테러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며 ‘혐한’ 전화가 학교로 쇄도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진 것을 두고 일본의 일부 누리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고등학교 야구도 반도계에게 빼앗길 듯”, “한국 학교가 왜 일본 대회에 나오냐”, “다양성을 잘못 판단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화제의 교토 국제고는 사학 조성금과 고교 무상화로 세금이 투입되고 있다. ‘동해 어쩌고’라며 한국어로 노래하는 것을 가르치는 학교를 세금을 써서 존속시키는 게 괜찮냐?”고 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같은 일본인인 것이 부끄럽다”, “자신이 일본인 품위의 평균치를 낮추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라”라며 혐한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편 1915년 시작된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며 일본 고교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린다. 올해는 일본 전역 3715개 학교 가운데 지역 예선을 거쳐 49개 학교가 본선에 올랐다.
교토국제고는 1963년 개교한 한국계 민족학교로, 전교생은 160명 정도다. 한국 정부의 중고교 설립 인가에 이어 2003년에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도 받았다.
교토국제고는 1999년 일본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2021년에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에 4강까지 오른 바 있다. 2022년에는 본선 1차전에서 아깝게 졌고, 지난해에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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