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 중 충돌한 상대 팀 선수 덕분에 고환암 알게 됐다는 20대 남성
한 20대 남성이 축구 경기 중 자신에게 부상을 입힌 상대 팀 선수를 향해 “내 생명을 구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27살에 고환암 진단을 받은 리암 랜더스(Liam Landers)의 사연을 전했다.
영국 에식스주 첼름스퍼드에 사는 랜더스는 ‘올드 첼름스퍼드(Old Chelmsford)’라는 스포츠 동호회 회원이다.
그는 지난해 5월 축구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충돌했다. 이때 상대 선수의 손이 그의 사타구니를 때렸다.
순간적으로 몰려온 고통에 무릎을 꿇은 랜더스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오른쪽 고환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심지어 오른쪽 고환은 점차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며칠 후 오른쪽 고환의 크기는 3배로 커졌고 이상하리만큼 단단해지고 난 뒤에야 심각성을 깨달은 랜더스는 병원으로 향했다.
그는 2주 동안 두 번이나 병원에 방문했다. 두 번째 진료 후 랜더스는 혈액 검사, CT 스캔, 초음파 및 PET 스캔을 했고 고환에서 종양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뇨기과 전문의는 그에게 암일 가능성이 높으며 고환을 제거하는 수술과 화학 요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랜더스는 “그 사고가 없었다면 아마 지금쯤 호스피스에서 죽거나 정말 사투를 벌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코너에서 헤딩하러 점프를 했는데 상대 선수의 손이 실수로 제 고환을 때렸다. 보통은 몇 분 정도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는 데 너무 오래 지속됐다. 그날 오후 오른쪽 고환이 너무 아팠고 부어오르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저 충돌로 인한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그는 고환 제거 수술과 항암치료 끝에 회복한 상태다.
고환암, 통증 등 뚜렷한 증상 없어 조기 발견 어려워
한편 영국에서는 매년 약 2,500명, 미국에서는 10,000명의 남성이 고환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 20대와 3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환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90% 정도가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으나, 너무 늦게 발견하게 되면 하체의 다른 부위로 퍼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영국에서는 일주일에 약 한 명의 남성이 고환암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고환암은 일반적으로 통증 등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는 경우가 많다.
보통 고환암이 있는 경우 고환에서 통증이 없는 다양한 크기의 덩어리 같은 결절이 만져진다. 일반적으로 완두콩 크기로 한쪽 고환에만 생기며 고환의 앞쪽이나 측면에 위치한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고환암 환자에게서 결절이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다른 징후로는 고환이나 음낭의 통증, 음낭이 무거워 지거나 딱딱한 느낌이 들 수 있다고 한다.
수술을 받고 두 달이 지난해 8월, 랜더스는 남은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3주간의 강도 높은 화학 치료를 받았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남성들에게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을 것을 독려하고 있다.
랜더스는 “고환암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죽는 줄 알았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일어나 일에 몰두하느라 고환암을 뒷전으로 미룬다”며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만큼 다른 사람들도 저처럼 빨리 발견할 수 있도록 인식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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