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공원에서 13세 소녀를 잔혹하게 성폭행한 혐의로 수배 중이었던 20대 남성이 시민들의 손에 제대로 응징당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 경찰국(NYPD)은 퀸즈 플러싱 키세나 공원에서 13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에콰도르 이민자 크리스티안 지오바니 잉가란디(Christian Geovanny Inga-Landi, 25)를 체포했다.
잉가란디는 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께 중학교 인근 거리를 걷던 13세 소년과 13세 소녀 등 2명을 칼로 위협해 키세나 공원의 한적한 산책로로 끌고 갔다.
이후 그는 피해 소년과 소녀가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를 빼앗은 후 소녀를 성폭행한 뒤 도주했다.
피해 학생들은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정확히 기억해 냈고, 경찰은 곧 잉가란디에 대한 지명수배를 내렸다.
사건 발생 5일 후인 18일, 공원을 지나던 시민들이 수배 중인 잉가란디를 알아보고 그를 붙잡았다. 그의 몸에 있던 멧돼지 문신이 큰 역할을 했다.
뉴욕포스트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시민들은 잉가란디의 주변을 에워싸고 “성폭행범”이라고 외치며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이다.
상의를 벗은 채 보도 위에 웅크리고 있던 잉가란디는 주차된 차 아래로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한 여성에게 붙잡혔다. 안젤라 소레티(Angela Sauretti, 23)라는 여성은 잉가란디가 도망가려고 하자 헤드록을 걸어 붙잡았다.
다른 60대 여성은 잉가란디를 발로 차고 신발을 벗겨 그를 때리는 등 다른 시민들도 남성을 붙잡고 폭행했다.
폭행에 가담하거나 이를 목격한 시민들은 “성폭행범이니 무슨 취급을 당하든 상관없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쏟아지는 주먹에 피를 흘리며 차량 아래에 웅크리고 숨어있던 잉가란디는 결국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붙잡혔다.
한 여성은 출동한 경찰에게 “범인이 지금 차 밑에 숨어있다. 본때를 보여줘라”라고 했고, 다른 남성은 “내 현상금은 어딨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폭행에 가담한 시민 제프리 플로레스(Jeffrey Flores)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공개한 수배 포스터와 CCTV 화면을 보고 잉가란디인 것을 알아챘다”라면서 “이전에 몇 번 그를 근처 가게에서 본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잉가란디가 또 가게에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곳을 찾아갔는데 진짜로 나타났다. 그가 가게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그를 끌어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에게는 두 명의 여동생이 있고 곧 딸이 태어난다. 그냥 떠날 수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짓말하지 않겠다. 모두가 그를 때리기 시작했다”며 “그의 다리를 묶기 위해 벨트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는 도망치려고 애썼고 그 과정에서 후드티와 티셔츠를 잃어버렸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붙잡힌 잉가란디는 치료를 받기 위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후 구금됐다.
현재 그는 성폭행, 성적 학대, 강도, 위협, 납치, 무기 소지 등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드워드 카반 NYPD 국장은 “특히 뉴욕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대중의 눈과 귀보다 더 큰 힘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공공 안전이 공공의 책임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바이며, 지난 며칠 동안 시민들이 힘을 합쳐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라고 덧붙였다.
뉴욕 경찰은 처음으로 잉가란디를 알아보고 체포하는 데 도움을 준 소레티에게 1만 달러(한화 약 1,384만 원)의 포상금을 제시했다.
이에 소레티는 “돈을 위해 강간범을 찾은 것이 아니다. 보상이 아니더라도 결국에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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