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인생도 생각해라”…전 남친 스토킹+폭행으로 20살 딸 잃은 엄마 훈계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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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효정씨 어머니가 올린 국민청원 동의, 5만명 돌파

데이트 폭력 피해자 이효정씨(왼쪽)와 가해자 / JTBC

경남 거제에서 전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피해자 부모가 가해자를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4일 故 이효정씨의 부모는 “교제 폭력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게 해달라”며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청원을 올렸다.

자신을 ‘효정이 엄마’라고 소개한 A씨는 “행복한 일상이 4월 1일 아침 9시 스토킹 폭행을 당했다는 딸아이의 전화 한 통으로 무너졌다. 20대 건장한 가해자는 술을 먹고 딸의 방으로 뛰어와 동의도 없이 문을 열고, 무방비 상태로 자고 있던 딸 위에 올라타 잔혹하게 폭행을 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딸이) 응급실에 간 사이 가해자는 딸 집에서 태평하게 잠을 잤다. 딸 사망 후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다니며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공부해서 더 좋은 대학 가서 더 좋은 여자친구를 만나겠다’고 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심지어 효정씨의 장례가 치러지는 동안 조문을 하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A씨는 “효정이는 경찰에 11회나 신고했지만 어떤 보호도 받지 못했다. 경찰은 번번이 쌍방폭행으로 처리해 가해자를 풀어줬고, 가해자는 더 의기양양해져 제 딸에게 ‘너 죽어도 내 잘못 아니래’라고 말했다”며 “경찰이 폭력을 방관하고 부추긴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

심지어 “가해자가 구속될 때 경찰이 ‘가해자 인생도 생각해달라’고 훈계하는데 억장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A씨는 또 “사람을 죽여 놓고도 형량이 3년 이상의 징역밖에 안 돼 형을 살고 나와도 가해자는 20대”라며 교제 폭력에 대한 수사 매뉴얼을 전면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이 청원에는 지난 18일 오후 1시 41분 기준으로 5만 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와 관련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됐다.

‘거제 교제 폭력’ 가해자는 지난달 30일 상해치사 및 스토킹처벌법 위반,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가해자는 지난 4월 1일 전 여자친구인 효정씨가 여러 차례 전화를 받지 않자 무단으로 집에 침입해 잠자던 효정씨를 폭행했고,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혀 끝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가해자는 범행 직후 긴급체포 됐지만, 약 8시간이 지나 풀려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효정씨 사망 원인을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이라고 밝히면서 구속도 피했었다. 하지만 정밀 부검을 통해 “머리 손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서 가해자는 그제야 상해치사 및 스토킹,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국민동의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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