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가 칼 갈고 만든 영화, 놀랍게도 미리 뚜껑 열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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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포테이토 지수 83%] ‘화란’, 절망서 희망 찾는 소년의 처절한 몸부림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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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리는 연규(홍사빈)는 하루 빨리 돈을 벌어 어머니와 단둘이 네덜란드로 떠나는 것이 소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의붓동생 하얀(김형서)을 괴롭히는 동급생의 머리를 돌로 내리쳤다가 거액의 합의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식당 사장에게 아르바이트비 가불을 청하는 연규의 모습을 지켜본 치건(송중기)은 조건없이 합의금을 건네고,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계속되는 폭력에 시달리던 연규는 치건이 거느리는 범죄 조직의 일원이 되기로 한다.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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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소년이 선택한 길은 더 크고 더 깊은 지옥이었다.

‘화란’은 폭력에 노출된 소년와 그의 선택을 통해 현실이 얼마나 가혹하고 비정한지, 그러한 현실이 개인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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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칠지만 힘 있는 이야기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을 피했더니 더 큰 폭력의 세계가 소년을 맞는다.

소년은 남의 물건을 훔쳐서 되팔고, 고금리 사채를 쓰게 하고, 부정한 거래에 동원되며 폭력의 세계에 깊이 발을 들인다. 그러면서도 약자에게 저지른 자신의 가혹한 행위 때문에 괴로워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로 가겠다는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소년의 철저한 몸부림에 마음이 쓰린다.

‘화란’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거칠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좋다. 이는 배우들의 호연이 빚어낸 결과다.

신인답지 않은 단단한 연기를 보여주는 홍사빈과 김형서, 치건의 은인이자 조직의 보스로 큰 소리 한번 없이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김종수, 그리고 극의 국면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면서 매 작품 낯선 얼굴로 다음 행보를 기대케 하는 정재광 등 신인과 기성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홍사빈과 김형서, 두 신인을 받치면서 전에 본 없는 처연한 얼굴을 보여주는 송중기의 연기가 주목할 만하다.

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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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건 역시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를 경험했던 인물로 지금의 보스를 만나서 폭력의 세계에 먼저 발을 들인 인물이다. 연규에게 동질감을 느껴선지 자신의 세계로 들어온 연규에게 살갑지도 그렇다고 모질지도 못하는데, 감정을 절제한 채 서늘한 분위기를 풍기는 송중기의 얼굴이 낯설면서 신선하다.

특히 영화는 연규와 치건의 치고 받는 에너지가 균형감을 이루며 유발하는 긴장감이 좋다. 연규가 치건과 부딪히며 열기를 뜨겁게 지피면, 치건은 연규의 폭발할 듯한 에너지를 받아내며 열기를 차갑게 식힌다. 홍사빈이 영화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드러내면, 송중기는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배하며 이야기의 투박함을 매만진다.

‘네덜란드'(和蘭)를 뜻하면서 ‘재앙과 난리'(禍亂)를 일컫는 뜻도 가진 화란이란 제목을 통해 영화는 희망과 절망을 아울러 말한다. 연규가 자신이 선택한 길 끝에서 마주하는 화란은 희망일까 절망일까.

‘화란’은 김창훈 감독의 데뷔작으로 지난 5월 76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에 초청되며 개봉 전부터 주목받는 작품이다. 올해 걸출한 신인들의 등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또 한명이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감독: 김창훈 / 출연: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 정재광, 김종수 등 / 제작: 사나이픽처스 / 개봉: 10월11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누아르 / 러닝타임: 1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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