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잃었다” VS “풍자와 스릴”..엇갈리는 시선 ‘성난 사람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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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영국 유력 일간 가디언과 세계적인 영화전문지인 미국의 버라이어티와 할리우드 리포터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성난 사람들’ 리뷰 기사를 냈다. 일부는 미국 HBO의 유명 시리즈인 ‘화이트 로투스’에 비견되는 스토리에 시선을 보내며 “새롭지 않다”는 시각을 내놨다. 반면 또 다른 매체는 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과 함께 “풍성해진 이야기”에 주목했다.
‘성난 사람들’ 시즌1이 한국 출신 등 미국의 아시아 이민자들의 충돌과 분노, 극심한 갈등과 파국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시즌2는 부유층이 찾는 컨트리클럽을 배경으로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낸다. 약혼 커플이 자신들의 상사와 아내가 벌이는 갈등에 휘말리고 여기에 억만장자인 컨트리클럽 주인인 한국인과 남편 등이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즌1의 주연 스티븐 연이 제작자로 참여한 시즌2의 새로운 주연은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찰스 멜튼, 윌리암 피츠너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윤여정과 송강호, 장서정 등 한국 배우들이다.
가디언은 ‘성난 사람들’ 시즌2를 “부유한 미국인과 그렇지 못한 미국인을 한 공간에 배치하되, 그 공간은 부자들이 선택해 찾아오는 곳이고 가난한 이들은 벗어나기 어려운 곳으로 설정하는 방식의 드라마”의 대표격인 ‘화이트 로투스’에 비쳐 바라봤다.
신문은 ‘성난 사람들’ 시즌1이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이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 속에 두 사람의 갈등과 분노가 “설득력 있는 심리극”으로 확장됐다면, 새 시즌은 “더 많은 인물과 사건이 끊임없이 추가”됐지만 “너무 많다. 전작과 달리 이야기가 점점 산만해지며 중심 서사를 중심으로 긴장이 고조되기보다 여러 갈래로 분산된다”고 썼다.
특히 “인종 문제, 여성의 노화, 불안정한 노동 환경, 안정에 대한 갈망과 그것을 갖지 못했을 때 생기는 씁쓸함, 미국 의료 시스템의 본질적인 부패 등 많은 주제들”을 가리키지만 “어느 하나 충분히 깊이 탐구되지 않는다”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버라이어티도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지는 않았다.
매체는 “시즌1의 계급과 성별을 가로지르며 충돌하던 두 개인 대신, 시즌2에는 두 커플이 등장한다”면서 “밀레니얼과 Z세대의 간극, 그리고 점점 줄어드는 파이를 두고 경쟁하면서도 여전히 나이든 베이비붐 세대에게 미소 지으며 복종해야 하는 현실은 매력적인 설정”이라고 전제했다.
하지만 시즌2는 “점점 초점을 잃는다”면서 “더 이상 반영웅들 사이의 적대와 그로 인해 드러나는 내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고 단정했다. 그래서 “인물 중심 드라마와 기업 스릴러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어느 쪽도 충분히 완성하지 못한다”고 평했다.
반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성난 사람들’ 시즌2가 “시즌1만큼 인물의 깊이나 아드레날린 넘치는 긴장감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인간의 가장 추한 면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뛰어난 연기와 세련된 연출로 완성된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박찬욱 감독의 최근작 ‘어쩔수가없다’에 빗대 “반자본주의 스릴러를 연상시킨다”고 평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시즌1의 “예상치 못한 탁월함을 재현하지는 못하지만, 직접적인 연결이 거의 없음에도 여전히 같은 세계관에 속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면서 이성진 감독이 “현대 미국 사회의 날카로운 단면을 탐구하며, 치밀하게 시작해 의도적으로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는 서사를 구축한다”고 호평했다. “세대, 경제, 문화적 갈등이 겹겹이 쌓이며 다소 과잉된 야심”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크게 문제 될 건 아니다”는 것이다.
매체는 “권력을 향한 절박한 욕망과 공감 능력의 결핍이 모든 인물을 움직이며 가해자와 피해자, 강자와 약자, 영웅과 악당의 경계는 점점 흐려”지지만, “때로는 풍자적이고, 때로는 비극적이며, 때로는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엇갈리는 시선 속에서도 대부분 매체들은 배우들의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타임은 “오스카 아이작은 호감 받고 싶어 안달 난 사기꾼 같은 인물을 훌륭하게 소화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버라이어티는 베테랑부터 신예까지 배우들이 흥미를 끈다면서 “이성진 감독이 혐오스러우면서도 연민을 자아내는 인물을 만드는 데 능숙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오스카 아이작, 캐리 멀리건의 “뛰어난 연기를 중심으로 한층 더 풍성해진 이야기”인 시즌2에서 찰스 멜튼 등 젊은 배우들의 연기를 칭찬했다. 또 “친절함 속에 계산된 냉혹함을 드러내며 강한 인상을 남기”는 윤여정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