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뭘 볼까] 예술을 옥죈 도청의 감옥, 그래도…영화 ‘타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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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트리플픽쳐스
사진제공=트리플픽쳐스

◆ 오늘, 볼만한 작품을 추천합니다.

# 감독 :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 출연 : 올리히 뮤흐, 제바스티안 코흐, 마르티나 게덱 / 수입 : 라이브러리컴퍼니 / 배급 : 트리플픽쳐스 / 관람등급 : 15세이상관람가 / 상영시간 : 137분 / 개봉 : 10월2일

2007년 독일 영화상 작품상과 감독상 등 7관왕, 미국 아카데미상과 이듬해 영국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이를 포함해 각종 영화상 트로피를 무려 80개나 거머쥔 독일의 수작이다. 연출자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이 4년 동안 취재와 인터뷰, 고증을 거쳐 완성해낸 탄탄한 구성과 이야기가 감동을 준다. 20007년 3월 개봉한 작품으로, 2일 새롭게 관객을 다시 만난다.

아직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독의 비밀경찰인 ‘슈타지’ 소속 대위 게르트 비즐러는 최고의 극작가로 꼽히는 드라이만을 도청으로 24시간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국가의 신념을 곧 자신의 것으로 철저히 받아들인 비즐러는, 하지만 드라이만의 일상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삶이 뒤틀려버린다.

드라이민과 그의 연인인 배우 크리스타의 사랑을 목격하는 사이 크리스타를 탐욕하는 문화부 장관의 비릿한 권력 사유화까지 확인하게 되는 비즐러. 드라이만과 크리스타 등 당대 예술가들이 꿈꾸는 자유와 인간과 사랑에 관한 신념은 결코 꺾일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된 순간, 과연 비즐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로부터 5년의 시간이 지나고 베를린 장벽이 드디어 무너진 뒤 비즐러가 마주하는 새로운 현실이 안겨주는 묵직함은 바라보는 이들의 가슴을 이내 먹먹하게 한다.

실제 독일이 통일되기 이전인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동독에는 10만여명의 비밀경찰과 약 20만여명의 정보원이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화 도감청은 물론 우편물 검열, 동독 방문자 감시, 폭력적 회유 등 갖은 방식으로 국민들을 감시했다.

감독은 도청이라는 설정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장비를 실제 비밀경찰의 것을 구해 쓰는 등 사실적인 연출에 나섰다. 영화가 안기는 감동도 바로 그 사실감에 나온다.

주인공 비즐러 역을 연기한 배우 울리히 뮤흐 역시 전 부인이 자신을 10여년 동안 감시했다는 사실을 훗날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 드라이만 역 바스티안 코흐도 극중 ‘아름다운 영혼을 위한 소나타’를 피아노로 연주하는 장면을 위해 6주 동안 하루 4시간씩 연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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