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욕구’ 자극, 칸 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어떤 의미 담았나
칸 국제영화제가 일본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장면을 활용한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다.
제77회 칸 국제영화제는 올해 영화제를 상징하는 포스터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1991년 발표한 영화 ‘8월의 광시곡'(Rhapsody in August)의 한 장면을 활용해 완성했다. 폭력과 비극으로 점철된 전쟁에 맞서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의 장면을 공식 포스터로 택하면서 올해 영화제의 지향을 드러낸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의 포스터는 벤치에 앉아 안개가 낀 산맥을 바라보고 있는 다섯 사람의 뒷모습을 담고 있다. 가족인 이들의 머리 위에는 칸 국제영화제의 상징인 종려나무 잎이 떠 있다.
포스터가 발췌한 해당 장면이 수록된 ‘8월의 광시곡’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81세의 나이에 발표한 작품이다. 1991년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칸에서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영화는 1945년 나가사키 원폭 피해자인 할머니를 통해 전쟁으로 빚어진 참극, 이를 뛰어넘는 사랑과 평화를 이야기한다. 매년 8월이면 일본에서 일어나는 피폭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이어지는 평화를 향한 염원의 목소리를 은유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칸 국제영화제는 ‘8월의 광시곡’의 장면을 올해 공식 포스터로 택하면서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비롯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간 전쟁 그리고 최근 이란까지 합세해 더욱 과격해지는 중동 전쟁의 소용돌이가 몰고온 비극을 마주한다.
칸 국제영화제는 포스터에 활용한 ‘8월의 광시곡’의 한 장면에 대해 “모든 부분에서 조화를 추구하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언제나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변화와 이슈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칸 국제영화제가 이번에는 ‘전쟁’과 ‘평화’라는 동시대의 숙제로 눈을 돌린 셈이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5월14일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개막해 5월25일까지 열린다. 한국영화로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공식 섹션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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