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봄날은 간다'(2001년)에서 이영애가 유지태에게 한 대사인 “라면 먹고 갈래?”는 현재 대표적인 플러팅 대사가 됐다. 이성에게 관심이 있을 때 하는 대표적인 시그널 문구가 된 것. 하지만 이 유명한 “라면 먹고 갈래” 대사는 사실 작중 “라면 먹을래요?”였다.
원래 대본에는 “커피 마실래요?”였는데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이 조금 더 재미를 더하고 싶어 ‘커피’를 ‘라면’으로 바꿨다고 한다. 이후 시간이 흐르며 달라진 대사 “라면 먹고 갈래?”는 현재 여전히 많은 청춘 남녀들의 ‘썸’에 쓰여지고 있다.
이 유명대사를 한 장본인 이영애는 ‘봄날은 간다’를 통해 로맨스 장인으로 떠올랐고 이후 여러 장르의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멜로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는 연기자로 거듭났다.
이영애 “다양한 여성 캐릭터, 긍정적이고 고무적”
“여성의 다양성을 인식하는 것, 긍정적이고 고무적이다. 더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채로운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상징적인 여성 캐릭터를 구축하며 한류의 한 축을 이끌어온 배우 이영애가 밝힌 말이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와 ‘봄날은 간다’, 드라마 ‘대장금’ 등 대표작이 가리키는 지점도 그 같은 여성 캐릭터로 가 닿는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영애는 자신이 “지금도 배워가는 중”이라며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진심 어린 조언을 내놨다.
이영애가 오는 10일 홍콩에서 열리는 제17회 아시아필름어워즈 시상식에서 아시아영화액설런스상을 받는 가운데 이에 앞서 주최 측과 인터뷰를 가졌다.
아시아필름어워즈는 2013년 홍콩·부산·도쿄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 설립한 조직이다. 매년 아시아필름어워즈 시상식을 열어 아시아영화산업을 일구어 온 영화인과 그들의 작품을 평가해왔다. 아시아영화엑설런스상은 아시아영화산업과 문화 전반에 걸쳐 뛰어난 업적을 이룬 아시아영화인에게 준다.
아시아필름어워즈 측은 이영애 인터뷰를 최근 누리집을 통해 공개했다.
이영애는 이번 수상에 대해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다”면서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도 저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정말 감사하다”며 겸손의 고개를 숙였다.
그는 2003년작 ‘친절한 금자씨’를 대표작으로 언급하는 질문에서 “내 연기 경력의 전환점”이라 표현했다.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박찬욱 감독과 협업도 아주 좋았다”면서 “당시 전 세계 관객이 여성의 복수 이야기에 매력을 느낄지, 흥미를 자극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제게는 도전하게 했고, 자신감을 북돋아주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여성 캐릭터에 대한 평소 생각도 드러냈다.
그는 “내 SNS 계정에는 아시아 팬들이 많고, 그들은 종종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내용을 보면 여성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나 영화 속 여성은 이전보다 더 도전적이고 다양해지고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캐릭터 설정이 더욱 창의적으로 변했다. 관객은 영화를 통해 아시아 여성의 다양성을 인식할 수 있다. 긍정적이고 고무적이다. 나도 더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부연했다.
또 “이 여성 캐릭터들이 제게 긍정적이고 영감을 준다”면서 “여성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한다”고 밝혔다.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달라는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그는 자신이 “지금도 배워가는 중”이라면서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의 깊이가 생길 것이다. 시작은 미약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당당함으로 해나가다보면 자기만의 뿌리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고 말하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