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백윤식의 대표작 중 하나인 ‘지구를 지켜라!’가 최근 해외에서 주목받으며 리메이크가 결정됐다. 연출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맡는다.
‘지구를 지켜라!’ 美 리메이크 확정
‘더 랍스터’부터 ‘가여운 것들’까지 연출하는 작품으로 전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는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연출을 맡는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20일(한국시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 연출을 맡아 올해 여름 미국 뉴욕 등지에서 촬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초 원작의 장준환 감독이 직접 할리우드 버전을 연출하는 방안도 협의했지만 결국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하는 쪽으로 결정됐다.
버라이어티는 이와 함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여러 영화를 함께 해온 제작사와 (‘미드소바’를 만든)아리 애스터 감독의 제작사, CJ ENM이 ‘지구를 지켜라!’를 공동 제작한다”고 알렸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그리스 출신으로 뛰어난 상상력에 기반한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영화 팬을 사로잡고 있는 연출자다.
2015년 ‘더 랍스터’와 2017년 ‘킬링 디어’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각본상을 각각 수상했고, 올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수상이 유력한 엠마 스톤이 주연한 ‘가여운 것들’의 연출자이기도 하다.
최근작인 ‘가여운 것들’은 지난해 열린 제8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19일 열린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과 미술상 등 5관왕에 올랐다.
감독은 2019년 연출한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의 주인공인 배우 올리비아 콜맨에게 골든 글로브, 영국과 미국 아카데미까지 여우주연상 3관왕을 선사하기도 했다.
● 신하균과 백윤식 주연 ‘지구를 지켜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하는 ‘지구를 지켜라!’는 배우 신하균과 백윤식이 주연해 2003년 개봉한 작품이다.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으로, 화학 품 회사의 사장을 외계인이라고 믿는 주인공 병구가 그를 납치해 고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신하균이 병구 역을, 백윤식이 외계인으로 의심받는 강만식 역을 각각 소화했다.
개봉 당시 ‘지구를 지켜라!’는 10만명을 동원하는 데도 실패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발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았고 이후 꾸준히 관객의 관심을 받으면서 시대를 앞서간 이른바 ‘비운의 명작’으로 불렸다.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 제작을 맡은 아리 에스터 감독은 지난해 ‘보 이즈 어프레이드’로 내한했을 당시 “‘지구를 지켜라!’는 정말 좋아하는 영화”라며 “그렇게 다양한 장르의 느낌을 한 편의 영화에 집약하기가 어려운데 그걸 해낸 영화”라고 호평했다.
할리우드 버전의 ‘지구를 지켜라!’에서 주인공 병구와 강만식 사장 역을 누가 맡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