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개봉 전부터 시작된 ‘해석’ 릴레이… ‘그것’까지 본다고?
영화 흥행을 이끄는 지름길, 관객의 해석 욕구를 얼마나 자극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그 길을 이제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걷는다.
2월22일 개봉하는 ‘파묘'(제작 쇼박스)를 향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로 증명한 일명 ‘장재현 월드’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운데 최민식부터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으로 이어지는 초호화 주연진은 이들이 과연 어떤 이야기를 내놓을지 더 큰 궁금증을 일으킨다.
‘파묘’는 아직 이야기를 처음 공개하는 언론‧배급 시사회도 열지 않았지만 작품을 둘러싼 각종 해석과 분석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영화의 분위기를 알리는 티저 예고편 공개 이후 시작된 이 같은 ‘해석 릴레이’는 최근 본 예고편이 공개되고 이를 둘러싼 감독과 배우들의 이야기가 하나 둘씩 보태지면서 유튜브와 SNS를 통해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 예고편 프레임 단위 분석까지
‘파묘’는 묘 이장을 위해 모인 화림(김고은)과 그의 파트너 봉림(이도현) 그리고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예상하지 못한 거대한 존재를 마주하면서 겪는 초자연적인 일을 그린다.
분석력이 탁월한 열혈 관객의 관심은 예고편에서 김고은이 언급한 “겁나 험한 것”에 집중된다.
극 중 김고은은 부유한 미국 이민 가족으로부터 미스터리한 일의 원인을 밝혀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집안 조상의 묘를 파헤친다. “겁나 험한 것”은 묘를 파헤치자 드러나는 미스터리한 존재를 지칭한다.
이에 발 빠른 관객들은 예고편에 짧게 등장하는 묘 이장 장면을 프레임 단위로 나눠 분석하면서 짧게 지나가는 ‘그것’의 모습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그 형상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한 전망을 더한 각종 해석도 내놓는다. 이 같은 ‘예리한 분석’에 제작진은 물론 배우들도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파묘’에는 무게감을 지닌 배우들이 여럿 출연하지만 그 중심은 최민식이다.
명망을 지닌 풍수사 역을 소화한 최민식은 문제의 묘지 주변을 확인한 뒤 이장을 반대한다. 예고편에서 묘를 쓰면 안되는 땅이이라고 말하는 심각한 표정의 최민식의 모습은 ‘파묘’를 기다리는 관객을 더욱 긴장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결국 설득에 넘어가 묘 이장을 시작한 최민식은 이내 미스터리한 존재를 만나고, 그 존재와 대립한다. 최민식과 문제의 존재가 만나 벌이는 초자연적인 일은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는 함께 연기한 유해진, 김고은이 영화에서 단연 중요한 내용으로 꼽기도 했다.
장재현 감독은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를 통해 한국영화 오컬트 장르를 새롭게 개척한 연출자로 꼽힌다. 감독은 기승전결이 분명한 서사보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종교에 기반한 ‘믿음’을 근간 삼아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완성한다. 해석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영화, 바로 장재현 감독만의 고유한 작품 스타일이다.
장재현 감독은 이번 ‘파묘’에서도 그 연출 방식을 이어가면서 관객의 ‘뇌’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장르와 소재 자체가 과학으론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만큼 감독의 앞선 작품들이 낳은 해석과 분석의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