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 앞두고 난리난 최근 극장가, 알고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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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전쟁’ VS ‘길위에 김대중’…극장에서 불붙는 ‘총선 전쟁’

개봉 11일 만에 누적관객 30만명을 넘어선 영화 '건국전쟁'. 사진제공=다큐스토리
개봉 11일 만에 누적관객 30만명을 넘어선 영화 ‘건국전쟁’. 사진제공=다큐스토리

오는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두 편의 인물 다큐멘터리 영화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각각 조명한 ‘건국전쟁'(감독 김덕영)과 ‘길위에 김대중'(감독 민환기)이다.

13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건국전쟁’은 누적관객 32만9900여명을, ‘길위에 김대중’은 누적관객 12만2700여명의 관객을 각각 동원했다.

‘건국전쟁’은 개봉 11일 만에 30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 중이고, 1월10일 개봉한 ‘길위에 김대중’ 역시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겨 흥행에 성공했다. 두 영화 모두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이다.

● 보수, 진보 진영의 상징적인 인물들 다룬 다큐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건국전쟁’은 김덕영 감독이 2021년부터 3년에 걸쳐 이승만 대통령의 사진과 영상, 주변인 및 국내외 정치 역사 전문가들의 인터뷰 등을 담아 완성했다. ‘길위에 김대중’은 청년사업가 출신의 김대중이 정치에 입문한 뒤 숱한 죽음의 위기를 겪어내며 국민의 지지와 존경을 받는 정치인으로 성장해간 이야기를 그렸다.

‘건국전쟁’과 ‘길위에 김대중’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각각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각 진영의 정치인들과 지지 세력들이 영화 관람을 인증하고 독려하고 있어서다. 이를 통해 4월10일 총선을 앞두고 극장에서 벌이는 일종의 대리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설 연휴 마지막날인 12일 서울 여의도 한 극장에서 비대위원장실 관계자들과 ‘건국전쟁’을 관람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며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분의 모든 것이 미화돼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대적 결단이 있었고 그 결단에 대해 충분히 곱씹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 외에도 오세훈 서울시장,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이 관람 후기가 이어졌다.

사실 ‘건국전쟁’이 개봉 11일 만에 30만 관객을 동원하고, 설 연휴 기간(9일부터 12일까지)에도 ‘웡카’ ‘시민덕희’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한 성과의 바탕에는 전국 단위에서 일어나는 ‘단체 관람’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기독교를 건국 이념과 연결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시 보자는 취지의 움직임이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교회 단위의 단체 관람이 연휴 내내 이어졌다.

기독교 신자로도 유명한 가수 나얼 역시 자신의 SNS에 ‘건국전쟁’ 포스터와 함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그 안에 굳게 서고 다시는 속박의 멍에를 메지 말라. (갈라디아서5:1) 킹제임스 흠정역”이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의 악플을 받자 결국 SNS 댓글창을 닫기도 했다.

'길위에 김대중'은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영화다.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길위에 김대중’은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영화다.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정치인들이 선택하고 단체 관람으로 이어지기는 ‘길위에 김대중’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영화 개봉을 앞둔 지난해 12월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과 ‘길 위에 김대중’을 관람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정말 큰 거목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바꿔 오신 삶을 잘 조명했다”고 영화를 본 소감을 말했고, 김부겸 전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소신과 국정철학 그리고 애국심을 다시 떠올리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 달 22일 부인 김정숙 여사, 더불어민주당 양산갑·을 지역 당원 200여명과 함께 단체로 영화를 관람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살아계셨다면 아마 똑같이 지금의 민주주의, 민생경제, 남북관계 3대 위기를 통탄하면서 우리에게 행동하는 양심이 돼 달라고 신신당부하셨을 것 같다”며 “이번에 미래를 좌우할 선거가 다가오는데 모두가 행동하는 양심과 깨어있는 시민이 돼서 지금의 위태로운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길위에 김대중’은 지지자를 넘어 뛰어난 정치인의 삶을 영화로 확인하려는 일반 관객의 선택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장기 상영에 따른 흥행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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