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리뷰 결산] 톱5 작품들, 어떤 평가 받았나…
맥스무비 ‘포테이토 지수’가 집계한 2023년 리뷰 결산에서 톱5에 오른 9편(중복 포함)은 관객과 시청자를 사로잡은 ‘결정적인’ 작품들이다.
포테이토 지수는 맥스무비가 영화와 OTT 시리즈 리뷰를 백분율로 지수화하는 시그니처 콘텐츠. 올해는 총 59편의 영화 및 OTT 오리지널 시리즈를 대상으로 68편의 리뷰를 완성했고, 높은 점수를 받은 순서대로 톱5를 집계했다.
쏟아지는 콘테츠 홍수 속에 관객과 시청자가 ‘뭘 볼까’를 고민할 때, 리뷰는 가장 중요한 관람 선택의 기준이 된다. 이에 포테이토 지수 역시 2024년 더욱 폭넓은 콘텐츠에 대한 리뷰로 확대해 다양한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 전에, 2023년 포테이토 지수 톱5에 오른 작품 9편의 리뷰 가운데 상징적인 대목을 간추려 소개한다.
● 1위 ‘서울의 봄'(94%) … “탐욕의 민낯 가차 없이”
“역사가 기록하고 기억하는 반란이 기어이 ‘그들만의 혁명’으로 남을 위험성이 채 사라지지 않았을지언정 영화는 그 속에서 오로지 권력만을 향하려는 탐욕의 민낯을 가차 없이 발가벗겨 드러내는 데 성공한다.”
● 2위 ‘너와 나’ … 조현철 감독의 눈부신 데뷔작
“‘너와 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한 조현철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감독은, 10대 소녀들의 사랑이야기에 세월호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녹였다. 유려하게 은유하며 2014년 4월16일의 일로 파고들어 현실과 공명해 가슴 뻐근한 감동을 일으킨다.”
“작지만 비범하고, 예쁘지만 애달픈 조현철 감독의 눈부신 데뷔작, ‘너와 나’이다.”
● 3위 ‘밀수’ … 이름값 류승완, 티켓값 김혜수와 염정아
“역시 류승완이다. ‘믿고 보는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괜히 붙은 게 아님을 ‘모가디슈’에 이어 또 한번 증명해보인다.”
“‘밀수’는 관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영화다. 해녀와 밀수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는, 생계(생존)의 문제로 연결시킨 기발한 기획력에 ‘액션 장인’인 감독을 만나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흥미로운 범죄 오락 영화를 완성시켰다.”
● 3위 ‘크레센도’ … 임윤찬 열풍, 그 위대하고 벅찬 첫발
“‘점점 강해지는 소리’를 뜻하는 제목처럼, ‘크레센도’의 경연 무대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치열하고 뜨거워진다.”
“본선에 오른 30명으로 시작한 경연은 18명의 준준결선과 12명의 준결선을 거쳐 6명이서 금·은·동 메달을 놓고 다투는 결선까지 숨가쁘게 흘러간다. 때로는 괴짜 같기도 한 개성만점의 아티스트들이 우승을 향해 달리는 과정은 경연쇼 프로그램 이상의 서스펜스와 스릴을 선사한다.”
● 3위 ‘괴물’ … 감독의 사려 깊은 태도
“고레에다 감독은 어느 한쪽의 주장이 아닌 사건의 실체에 다가서는 연출을 선보이는데, 영화 전반에 깔린 연출자로서의 사려 깊은 태도가 돋보인다.”
“영화는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사건과 인물 그리고 사안이 지닌 ‘단면’을 넘어 개인과 가족, 사회의 여러 측면을 두루 조망하고 깊게 들여다본다. 무엇보다 아역 배우인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는 어른들은 모르는, 두 소년의 세계로 저항 없이 빠져들게 한다.”
● 3위 ‘D.P.’ 시즌2 … 깊어진 캐릭터
“무엇보다 탈영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뒤에서 사건을 조작하는 육군본부 법무실장 구자운 역으로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지진희는 이중적인 얼굴을 드러내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김지현은 구자운에 동조하다가 혼란함을 겪는 국방부 검찰단 작전과장 서은 역으로 존재감을 보여준다.”
“정해인·구교환 콤비는 이번 시즌에서도 환상의 티키타카를 자랑한다. 다만 쫓는 탈영병들이 늘어나고 변할 기미 없는 시스템 앞에서 지친 얼굴을 내보이며, 깊어진 이야기를 깊은 연기로 채운다.”
● 4위 ‘노량:죽음의 바다’ … 10년 대장정 뜨거운 피날레
“총 150여분에 이르는 러닝타임에서 50여분의 전반부는 왜군의 퇴각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는 이순신과 진린의 명분 싸움. 영화는 3국의 외교적 역학관계를 3국의 언어로 복잡하게 보여주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차갑고 고요한 겨울 밤바다를 배경으로 조선 수군과 왜군의 해상 전투를 시작한다.”
“100분의 후반부는 노량에서 관음포에 이르는 대규모 해전으로 이 영화의 백미다. 특히 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칼과 검, 창으로 치고받는 근접전(백병전)이 압권이다. 아군과 적군이 서로 뒤엉켜 상대를 쓰러뜨릴 때까지 살을 베고 찌르는 근접전 장면은 아수라장 그 자체. 이순신의 시점으로 보여주는 이 장면은 롱테이크로 촬영돼 치열하고 처절한 전투의 참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숙연하게 만든다.”
● 4위 ‘콘크리트 유토피아’… “인간군 대변하는 배우들의 앙상블”
“인간이 사는 보편적인 주거 형태이자 공동 주거 형태인 아파트를 통해서 잘 산다는 건 무엇인지 질문한다.”
“다양한 인간군을 대변하는 배우들의 앙상블은 주제의식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극에 힘을 더한다. 누군가는 상황을 주도하고, 누군가는 동조하고, 누군가는 관망하고, 누군가는 의심하고, 누군가는 반발하는, 천태만상의 인간군 묘사를 통해 각자를 그 상황에 대입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 5위 ‘바비’… “가부장제 현실 세계 묘사”
“바비랜드는 60여년전 마텔사가 탄생시킨 바비의 실제 인기를 보여주는 동시에, ‘바비는 원하는 뭐든지 될 수 있고, 켄은 그냥 켄’일 뿐인 세계관을 통해 가부장제가 뿌리박힌 현실세계를 비틀어 보여주는 메타포로 작용한다.”
“이후에 바비가 경험하는 현실세계도 마찬가지. 영화 속의 현실세계는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여성을 요직에서 배제시키는 불평등한 세계로 묘사된다. 슈퍼우먼 역할을 강요받는 삶에 지친 글로리아가 여자로 사는 것이 힘들다고 열변을 토하듯 하소연을 쏟아내는 장면은 영화 밖 현실세계 여성들의 어려움을 대변하며 유효한 의미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