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두나무 품는 네이버파이낸셜, 상장 땐 네이버에 ‘주주보호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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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상장 검토를 중단한 가운데 두나무를 품는 네이버파이낸셜도 상장에 나서면 중복상장 규제를 받을 전망이다.
현재 진행 중인 주식교환 이후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율은 17% 안팎으로 낮아지지만, 연결종속회사 지위는 유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모회사 네이버 이사회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국내외 상장 추진 과정에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해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 주식 1주당 자사 주식 2.5422618주를 교부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하고 있다. 교환 예정일은 내년 3월31일이다. 네이버와 두나무 등은 투자자 간 계약을 맺고 교환 완료 후 1년 안에 네이버파이낸셜 기업공개(IPO) 위원회를 꾸리고, 5년 안에 상장하기로 했다. 상장 시장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나스닥 상장 가능성도 거론돼왔다.

지분율 17%로 낮아져도 ‘종속회사’는 규제 대상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교환은 아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등 인허가를 거쳐야 한다. 회사 측도 공시에서 인허가 결과에 따라 일정이 늦어지거나 교환이 무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다는 부분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지금은 기업결합 심사를 잘 받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교환 후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69%에서 17% 안팎으로 줄어든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그러나 네이버는 투자자간계약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의결권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을 현재와 같이 연결종속법인으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지난 7월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복상장 범위는 상장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회사를 상장하는 경우이다. 이때 실질 지배를 판단하는 첫번째 기준이 외부감사법 상 종속회사(연결재무제표 대상)이다. 지분율이 낮더라도 지배력이 있어 연결 종속회사로 잡히면 규제 대상이라는 뜻이다.
이외에 공정거래법상 지분 20% 이상 계열사 기준도 있다. 주식교환 이후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17%선에 불과해 이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이미 첫번째 기준(연결 종속회사)을 충족하고 있어 중복상장 범위에 명확하게 해당한다.
복수의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결종속회사로 들어가면 지배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상장시 지분율과 관계없이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며 “모회사는 주주보호를 위한 5대의무 대상”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회사 측은 두나무와의 결합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인 만큼 중복상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이와 별개로 모회사의 실질적인 지배력이 유지되느냐가 중복상장 규제의 핵심 판단 기준인 것이다.
이에따라 모회사 네이버 이사회는 향후 네이버파이낸셜 상장 시 △주주 영향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또는 주주동의 확인 △이사회 찬반 결의 △공시 등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국내가 아닌 해외 거래소에 상장할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두나무 주주 계약 별개로 네이버는 주주보호의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 주주들과의 계약에 따라 상장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나무 주주들이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전제로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교환에 응한 만큼, 투자자 간 계약에 상장 약속을 담았다.
중복상장을 우려하는 네이버의 주주와 투자 회수가 필요한 두나무의 주주간 이해충돌이 생기는 지점이다. 하지만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의 취지는 상장 모회사인 네이버의 주주를 보호하는 데 있다. 두나무 주주와의 약속과 별개로 네이버 이사회는 주주에게 미칠 영향을 따지고,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같은 보호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게 금융당국의 해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솔리다임 영향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의 상장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이 솔리다임 사례를 중복상장으로 판단한 가운데 네이버파이낸셜도 국내 상장 모회사(네이버)가 있는 상황에서 상장 추진 시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국내 상장을 선택하면 문턱은 더 높아진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19년 네이버페이 사업을 물적분할해 세운 회사다. 가이드라인은 물적분할 자회사가 국내에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 동의를 반드시 받도록 했다.
해외 상장을 택할 경우 당국이 실제로 제동을 걸 수단은 마땅치 않다. 해외 상장은 해당 거래소가 심사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가 들여다볼 수 있는 건 모회사 이사회의 의무 이행 여부뿐이다. 의무를 어겨도 제재는 최대 10억원의 제재금과 하루 매매거래정지 수준이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의 상장 시점이 두나무와의 주식교환 완료 후 5년 이내(2년 연장 가능)라는 점도 변수다. 현 정부에서 만든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차기 정부에서도 그대로 유효할지 미지수인 만큼, 상장 완료까지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판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