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는 증세, 물가 올리고 성장 깎는다” UBS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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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1/50591_44269_3626.jpg)
UBS가 2026~2028년 미국 경제 전망에서 올해 내내 논쟁이 된 쟁점을 다시 짚었다. 관세는 이름만 다를 뿐 실질적 세금이라는 점이다. 조너선 핑글 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팀은 “관세가 성장에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하고,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가계의 실질 소득 개선을 갉아먹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관세는 큰 폭의 증세”라고 단언했다. UBS에 따르면 현행 관세 정책은 2024년 수입 비중을 기준으로 가중평균 관세율이 13.6%에 이른다. 연초 2.5%에서 다섯 배로 급등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2%에 해당하는 수입품 ‘세금’과 같다.
가장 즉각적인 영향은 물가 상승이다. UBS는 새로운 무역 체제가 2026년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에 0.8%포인트를 추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1년 치 디스인플레이션을 지워버릴 정도다. 주거·에너지 압력이 완화되더라도 물가는 약 3.5%에서 머물 수 있다는 뜻이다.
장기적으로는 2028년까지 근원 PCE 수준에 누적 1.4%포인트의 직접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공급망 우회, 관세 보호 아래 국내 생산자의 가격 인상 같은 간접 효과까지 더하면 거의 1.9%포인트에 달한다. 요약하면, 관세만으로도 현재 물가와 연준의 2% 목표 사이에 남은 격차의 약 3분의 2를 설명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관세발 가격 전가는 이미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최근 6개월 기준 시간당 평균임금 증가율은 연율 약 3.5%로 둔화했다. 총급여 소득 증가율도 연율 약 3.25% 수준이다. 반면 앞으로 두 분기 분기 연율 PCE 물가는 3~4% 범위에서 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으로 번 실질 이익이 사실상 지워지는 구간이다.
대다수 가계의 ‘버티는 힘’도 2년 전보다 약해졌다. 상위 소득층은 AI 랠리가 이끈 주식 자산 덕을 보지만, 소득 상위 20% 아래 가계는 역사적으로 낮은 유동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비용 상승과 고용 둔화가 겹치며 소비자 심리의 미래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UBS는 현재 경제 확장을 “범위가 좁고 불안정하다”고 규정했다. 성장의 분명한 축은 소프트웨어·컴퓨터 투자(AI 중심)와 상위 소득층의 주식 부(富)에 의존한 소비뿐이라는 평가다. “미국 경제의 상당 부분이 침체권”이라고도 지적했다. 실질 주거 투자와 비주거 건설은 침체 또는 명백한 하락 국면이라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산업 보호 수단일 뿐 아니라 가계 소득의 새로운 원천으로 제시했다. 그는 고소득층을 제외하고 “1인당 최소 2000 달러”의 ‘관세 배당’을 언급하며, 급증한 관세 수입을 국민에게 직접 나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숫자만 보면 화려하다. 2025 회계연도 관세 수입은 1950억 달러로 전년 770억 달러 대비 153% 늘었다.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폭넓은 ‘상호주의 관세’가 2029년까지 1조 3000억 달러, 2034년까지 2조 8000억 달러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연방 세입 중 관세 비중은 약 2.7%에서 거의 5%로 뛴다. 신규 급여세를 신설하거나 국방 예산의 5분의 1을 줄이는 것에 맞먹는 규모다.
하지만 ‘배당’의 산술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예일대 버짓랩의 존 리코는 모든 미국인에게 2000달러를 지급하면 비용이 약 6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들어오는 수입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ABC 인터뷰에서 해당 구상을 트럼프와 논의한 적이 없다고 했고, 있다면 “환급”은 장래 세금 감면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세수를 늘리지만 그 방식이 가격 인상이라는 점을 경고했다. 수입업자는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한다. 정책이 실질적으로 역진적 조세처럼 작동한다는 뜻이다.
결국 형성되는 건 악순환의 고리다. 산업을 되살리려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떠받치고, 이는 실질 소득 증가를 약화시켜 정책 수혜 대상인 소비 여력을 제약한다. UBS는 이를 “좁은 확장”이라고 불렀다. 시민의 광범위한 소비력보다, 순환하는 AI 투자와 정부의 세수 창출에 기대는 성장 모델이라는 점에서다.
/ 글 Nick Lichtenberg,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