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율 관세 폭탄에도
중국 수출은 오히려 ‘깜짝’ 증가
불안한 미국 경제, 부메랑 맞았나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 폭탄이 오히려 자국 경제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예상 밖으로 중국 수출은 증가하고, 미국 내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시달리면서 가계 불안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4월 설문조사를 인용해 “미국인의 3년 뒤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3.2%로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불안이 다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용 시장에 대한 전망도 급격히 악화됐는데, 설문에 응한 미국인들 중 1년 뒤 실업률이 오를 것으로 보는 비율은 코로나 팬데믹 초창기인 2020년 4월 수준까지 치솟았다.

“향후 3개월 내 취업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도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경제 지표가 악화되자 미국인들의 체감 경제도 위축됐다.
약 3분의 1의 가구가 “1년 후 가계 상황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연료비, 대학 등록금, 의료비 등 주요 지출 항목이 모두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높아졌다.
트럼프의 ‘관세 신념’, 국민과 충돌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관세 정책에 대해 다소 다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과거 “관세는 미국을 더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던 그는 이제 “인형 30개 대신 2개만 갖고, 그것도 좀 비쌀 수 있다”고 발언하며 물가 부담을 인정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어진 인터뷰에서 “굳이 연필 250개를 가질 필요 없다. 5개면 된다”며 “중국산 싸구려 제품에 돈 낭비하지 말자”는 주장을 폈다.
관세 정책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 소비자들에게 절제된 소비를 권유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각료들 역시 같은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으며, 한 장관은 “달걀 값이 오르면 닭을 길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장관은 “지속 가능한 번영을 위해 경기 침체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심지어 저렴한 제품 구매가 “아메리칸드림의 본질은 아니다”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런 메시지는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참모였던 마크 쇼트는 “트럼프가 수십억을 벌면서 아이들 장난감을 줄이라고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행정부 경제자문 출신인 재러드 번스타인은 “억만장자가 일반인에게 생활 수준을 낮추라고 하면 그게 어떻게 들릴지 상상해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세 폭탄’ 속 오히려 수출 급증

그런데 놀라운 반전은 다른 곳에서 나타났는데, 미국이 대중국 관세를 145%까지 높이고 중국도 125%의 보복관세를 맞대응한 상황에서도 지난달 중국의 수출은 8.1% 급증한 것이다.
중국 세관 당국은 4월 수출액이 3157억 달러(약 443조원)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수입은 소폭 줄었지만, 전체 무역수지는 여전히 135조원에 이르는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을 향한 수출은 17.6% 줄었지만, 동남아시아와 유럽, 인도 등으로의 수출은 크게 늘었다.
동남아 10개국으로는 21%, 유럽연합으로는 8% 수출이 증가했고,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로의 수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미국 관세가 본격 반영되기 전 체결된 계약이나, 중국 기업의 수출 다변화 전략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핀포인트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사장은 “관세 여파는 아직 본격 반영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무역 지표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관세 전쟁의 초기 효과만으로도 미국의 경제 심리가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정작 중국은 수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결국, 관세 정책은 중국의 수출을 막고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목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미국 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전략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시간 인기기사
- 은퇴 후만 기다렸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 … 인생 2막 꿈꾼 5060의 ‘참담한 현실’
- 일감 쏟아지는데 “돈을 벌 수가 없어요”… 세계가 놀란 한국의 기막힌 ‘현실’
-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30년 만에 ‘역대급’ 위기 맞이한 삼성 ‘초비상’
- “트림 구성 좋은데 하이브리드까지?” … 가격↑ 상품성↑ ‘실속형 SUV’로 재정의
- 은퇴 후만 기다렸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 … 인생 2막 꿈꾼 5060의 ‘참담한 현실’
- 역대급 인기 독차지하더니 “팰리세이드도 제쳤다” … 14km/L 연비에 ‘계약 폭주’
- 일감 쏟아지는데 “돈을 벌 수가 없어요”… 세계가 놀란 한국의 기막힌 ‘현실’
- “셀토스보다 예쁘다’” … 품질 높아졌는데도 가격 그대로, 소비자들 ‘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