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활황에 늘어나는 서학개미…증권사 ‘고객 모시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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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순매수 4조 돌파…이달 더 강해진 매수세

수수료 면제·환율 우대 등으로 고객 유치 ‘치열’

경쟁 과열로 수익성 저하 우려…다양한 전략 필요

ⓒ픽사베이 ⓒ픽사베이

올 들어 미국 증시가 연일 활황세를 보이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을 겨냥해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며 ‘서학개미 모시기’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34억2604만달러(약 4조582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억8354만달러·1조1820억원)보다 약 4배 가량 높아진 수준이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12억2213만달러(1조635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난 1월(7억2979만달러·9765억원) 수치를 훌쩍 넘긴 상태로 2월(14억7412만달러·1조9721억원) 수치에도 육박한 상태다. 아직 이달 말까지 열흘 이상 기간이 남아 있어 지난달보다 순매수 규모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증시 활황이 꼽힌다. 올 들어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연일 강세를 보이며 고공 행진을 해 왔다.

뉴욕 증시 3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12일(현지시간) 5175.27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올해에만 전고점을 17회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도 지난 1일(현지시간) 1만6274.9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고점을 13회나 넘어섰다. 다우존스산업지수도 지난달 23일(현지시간) 3만9131.53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 전고점을 14회나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AI 칩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목들에서 투자 심리가 발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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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이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 증권사들은 이들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혜택을 제시하는 등 고객 유치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미국 주식 매수 수수료 0원’으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미국 주식 온라인 매수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통상 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는 온라인 기준 0.20~0.25% 수준으로 국내 주식보다 높기에 타 증권사 대비 이용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증권은 수수료 무료와 함께 환율을 평생 최대 95%까지 우대 받을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하고 키움증권은 오는 29일까지 미국 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투자자에게 40달러를 입금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투자자들에게 실질적 투자 방법을 공유하기 위한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일부터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파이낸셜과 현지 애널리스트의 일부 주식 보고서를 선별한 뒤 번역본을 일일 2회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하나증권은 해외 투자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 2000명을 대상으로 업계 최초로 글로벌 투자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서 눈에 띄는 주도주가 없는 것과 달리 미국 시장에는 엔비디아와 인텔 등 장기간 존재감을 드러내는 종목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며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국내 시장에 편중된 고객 자산을 우량 해외 자산으로 분산해 수익률을 제고하겠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경쟁이 과열돼 ‘제살깎기’식 출혈 경쟁 우려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유독 무료 수수료 경쟁에 집중하면서 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주식 수수료가 대폭 낮아진다면 증권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공략법을 모색해 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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