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하고 웅장한 바디, 그 가운데 새겨져 있는 포르쉐 로고.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하기 충분하지 않을까. 550마력의 심장을 품은 포르쉐 카이엔 터보 쿠페는 포르쉐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모델이다. 스포티한 감성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들은 물론 패밀리카로도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차량에 탑승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고급스러운 버건디 색깔의 실내였다. 핸들 중앙에 위치한 포르쉐 로고도 시선을 끌어당겼다. 또 카이엔 특유의 깔끔하고 직선적인 대시보드의 구성 위에 다섯 개의 클러스터 및 아날로그 속도계를 품은 최신 계기판이 자리잡았다.
기대감을 품고 시동을 걸려던 찰나, 시동 버튼이 보이지 않아 적잖이 당황했다. 몇 분을 헤맸을까, 핸들 왼쪽 하단에 레버가 보였다. 과거 차키를 돌리는 식으로 레버를 돌리니 포르쉐 특유의 ‘우아앙’ 배기음이 들리며 시동이 걸렸다. 스포츠카 팬들이 갖고 있는 향수를 고려한 인터페이스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초반에는 무난한 주행감을 보여줬다. 타 브랜드의 고급 라인과 별 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고속도로에 진입하고 속도를 내기 시작하니 카이엔 터보 쿠페의 ‘진짜 매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속 페달을 조금 더 밟았을 뿐인데 RPM이 빠르게 올라오며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카이엔 터보 쿠페는 최고 출력 550마력과 78.6kg.m의 풍부한 토크를 제시하는 V8 4.0L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강력한 파워 유닛은 8단 팁트로닉 S 변속기, 사륜구동과 조합되어 대담하고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실제 정지 상태에서 단 3.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고 속도도 286km/h에 이른다.
SUV답게 공차중량은 약 2.3톤에 달한다. 그만큼 가속 시에도 묵직함이 느껴져 안정감을 더한다. 고속 주행이 마치 구름을 걷는 기분이었다. 제동력도 훌륭했다. 브레이크를 아주 살짝만 밟아도 딱 그만큼 부드럽게 속도를 줄여줬다.
또 다른 장점은 편안한 시트와 스피커다. 시승 첫 날 약 250km를 달렸는데 장거리 주행 시 느껴지는 뻐근함이 없었다. 동승자도 시트의 편안함에 무척 만족했다. 여기에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더해 매력적인 사운드를 자랑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달리면 도로 위의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각종 편의기능도 훌륭했다. 전후방 및 서라운드 카메라를 통한 파크 어시스트 기능이 안전한 주차를 도왔으며 앰비언트 라이팅, 4-존 에어컨디셔닝 등을 기본 사양으로 지원해 쾌적한 주행이 가능했다. 또 좁은 도로에서는 차선을 벗어나지 않게 핸들을 잡아줬다.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가 가능해 각종 네비게이션 앱도 사용할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