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토레스EVX.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KG모빌리티가 티볼리 이후 7년 만에 흥행 돌풍을 불러온 토레스를 통해 활력을 찾고 있다. 다만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 변화 등으로 진정한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엔 만만치 않은 과제가 산적한 것도 현실이다.
KG모빌리티는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41억원, 94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흑자 경영에 성공했다. 이는 회사의 새로운 ‘효자’ 차량으로 떠오른 SUV 토레스 효과다. 작년 7월 출시된 토레스는 사전계약 대수가 KG모빌리티의 역대 최고 실적인 3만대에 이르는 등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다만 KG모빌리티가 토레스 단일 차종 만으로 완성차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KG모빌리티가 마지막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한 것은 영업이익 280억원을 냈던 2016년이다. 당시에도 티볼리가 소형SUV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9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하지만 티볼리 신차 효과 감소와 소형SUV 시장 경쟁 과열 등으로 이듬해 곧바로 적자전환했다.
이후 신차 코란도의 흥행 부진, 코로나19 사태,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 등 악재가 겹치며 매년 수천억원대 적자가 이어졌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전환이 필수적인 자동차 업계 상황도 덩치가 작은 KG모빌리티에게는 부담이다.
지난달 KG모빌리티는 ‘비전 테크 데이’를 열고 미래차 기술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회사는 전기차, 아키텍처 기반의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자율주행, 클라우드 기반의 AI(인공지능) 시스템 등 4가지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다.
이 가운데 KG모빌리티의 특색이 드러나는 분야는 전기차다. 옛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회사의 강점은 프레임바디, 사륜구동, 디젤 엔진 등으로 대표되는 ‘정통SUV’다. 이 같은 감성을 전기차에 구현한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올해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토레스EVX에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뒤, 2025년 나올 대형 전기SUV F-100(프로젝트명)에는 사륜구동에 특화된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
하지만 나머지 미래차 전략은 다른 자동차 기업에 비해 뒤늦게 뛰어 들었음에도 차별화도 어렵고, 투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앞으로 내놓을 신차 가운데 하나라도 부진하면 다시 경영 위기가 시작될 위험이 있다.
이와 관련해 곽재선 KG모빌리티(KG그룹) 회장은 “문제는 이익 회수 여부지, 투자금은 아니다”며 “필요한 분야에 투자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용원 KG모빌리티 대표는 “전기차 플랫폼을 통해 SUV·픽업트럭·미니밴 등 다양한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며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최소 10만대를 생산한다면 수익성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