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지난 몇년간 미국에서 판매가 급감했던 현대차·기아 세단 판매량이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다. 전반적인 현지 브랜드 파워 증가와 경기 불황에 강한 가성비 차라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4월 미국 시장에서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판매량이 4만5709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쏘나타도 96% 늘어난 1만9179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K3(포르테) 판매량이 25% 증가한 4만1708대를 기록했으며, K5 판매량은 17% 감소한 1만9323대로 쏘나타와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했다.
세단은 현대차·기아의 미국 주력 판매 차종이다. 그러나 작년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부족이 시작되자 현지 세단 인기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SUV 판매에 집중했다. 작년초부터 쏘나타·K5 등에 대한 미국 생산을 중단한 것이 대표적인 조치다.
이로 인해 작년 상반기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46만대 가운데 세단은 9만대로, 5대 중 1대에 불과했다.
현대차·기아가 현행 모델을 끝으로 주요 세단을 단종시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글로벌 핵심 판매처인 미국에서 인기가 급감한 것이 배경이다.
올해 아반떼·쏘나타·K3·K5 등 세단 차량의 판매 반등은 작년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기저효과와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파워 증가 등이 이유로 풀이된다.
여기에 경기침체 장기화로 상대적으로 구입 가격과 유지비가 저렴한 차량을 찾는 현지 소비자가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 회사들이 세단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현대차·기아가 당분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