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국제 모터쇼가 개막한 지난달 18일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 이날 토마스 잉엔라트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직접 전시 무대에 올라가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폴스타3와 폴스타4를 소개했다. 각각 아시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모델로 국내에는 폴스타3가 3분기(7∼9월), 폴스타4가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사는 가장 먼저 들여올 신차인 폴스타3에 쏠린다. 잉엔라트 CEO 또한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폴스타3가 폴스타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릴 모델”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폴스타의 국내 첫 출시 모델인 폴스타2가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의 5.4%(2794대)를 소화할 만큼 한국이 중요한 시장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폴스타2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되지 않은 테슬라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전기차 모델이다. 한국 진출 1년 만에 이런 성과를 낸 폴스타가 그 후속 모델인 폴스타3의 한국에서의 흥행에 공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5000만 원대 가격으로 국내에 출시된 폴스타2는 초기 시장 개척 용도가 짙은 엔트리 모델이었다. 뒤이어 올해 출시될 폴스타3는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폴스타’의 가치를 대중에게 각인시킬 플래그십 대형 SUV 모델이다. 아직 국내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출시 가격은 1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하이 국제 모터쇼 전시장에서 먼저 만나 본 폴스타3는 큰 덩치에도 날렵하게 디자인된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공기 저항에 특화된 차체 디자인으로, 폴스타 3의 공기저항계수(Cd)는 0.29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QA(0.28)’와 비슷한 수준이다.
북극성을 상징하는 별 모양의 폴스타 엠블럼을 형상화한 듀얼 블레이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와 그 아래 그릴 대신 직선으로 평행하게 나 있는 주간 주행등을 실제로 보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짙게 풍겼다. 해치백으로 구성돼 자칫 답답해 보일 수도 있었던 후면부는 뒤쪽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유선형 천장 구조로 시원스러움을 가미했다.
이 차의 축거(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2985mm, 전폭(자동차 폭)은 2120mm로 볼보자동차의 EX90과 같은 플랫폼을 쓰지만 차체가 한층 낮아졌다. 성인 남성 네 명이 모든 좌석을 채워도 무릎 공간이나 헤드룸(머리 위 공간) 모두 넉넉하게 느껴질 정도로 실내 공간성을 확보하고도, 더 잘 달릴 수 있게 설계된 디자인이었다.
폴스타3에는 111kWh 배터리 팩이 탑재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최대 610km(유럽 WLTP 기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성능은 총 489마력(360kW)·840Nm으로 퍼포먼스 팩 옵션을 선택하면 517마력(380kW)·910Nm까지 늘어난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코어가 들어간 컴퓨터가 적용돼 첨단 운전자 보조 안전 기능이 적용되는 등 각종 신기술도 브랜드 최초로 탑재됐다.
국내 판매 모델에는 티맵(Tmap)과 공동 개발한 전기차 전용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다. 잉엔라트 CEO는 “전기차라는 것은 브랜드를 경험하는 것이다”라며 “(폴스타3는) 북유럽식 디자인 감성과 최신 안전 기능 등을 통해 폴스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모델”이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